다음달 증시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달러의 약세, 신흥국의 통화절상, 전고점에 대한 부담 등은 공통적인 전망이다. 그렇지만 유동성에 대한 예상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지수를 바라보는 입장도 대립되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 연준의 2차 양적완화정책이다. 기대치를 뛰어넘는 규모로 양적완화가 이루어질 것인지니 그 반대가 될 것인지가 11월 증시의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28일 국내 증시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 또한 양적완화책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날에도 국내 증시를 지배한 것은 미국의 이 정책이었다.

◆유동성 확장은 계속된다

이처럼 국내 증시를 상당기간 지배해온 이슈다보니 양적완화 기대감이 이미 증시에 반영된 것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여기에 규모까지 기대보다 적다면 증시의 조정도 각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확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유동성의 '규모'일 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초까지 외국인 주도의 유동성랠리가 계속될 것"이라며 "11월에는 코스피 지수가 1880~2000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에 경기보벤텀은 강하지 않을 것이지만 유동성은 힘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에 코스피 2000선도 문제가 없고 내년가지 유동성 장세는 계속된다고 추정했다.

물론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유동성에는 동의하지만 규모나 지수의 흐름과 변동성은 감안하라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11월 코스피 지수를 1840~2000으로 제시했다. 그렇지만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이 증권사 김형렬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유동성을 만끼하는 동시에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중소형주와 보험, 증권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 증시는 유동성의 힘과 저평가라는 매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는 1860~1980의 범위를 예상했다. 동시에 업종별 순환매를 염두하라고 전했다.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와 환율갈등, 한은의 금리인상 압력 등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대형주와 방어주들이 갭메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서비스, 정보기술(IT), 에너지, 금융섹터를 살피라고 덧붙였다.

◆제한적 유동성 랠리…달러화 강세 대비해야

대우증권과 부국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보수적인 입장은 고수했다. 근거는 달러화 강세다. 유동성이 자연스레 거치는 달러화 강세를 고려하라는 얘기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 코스피 지수의 예상밴드를 1800~1950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글로벌 공조정신을 감안하면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단기적으로는 달러강세나 미국시장의 금리반등, 외국인의 매수강도 약화 등도 변수로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팀장은 "글로벌 공조가 이행되지 않아도 문제지만, 원활히 이루어져도 문제"라며 "자산시장은 선진국의 유동성 축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세장에 베팅하지 말라는 얘기다.

엄태웅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서 유동성 랠리를 전망했다. 코스피의 예상범위도 1850~1980이다. 그는 "단기과열에 대한 부담으로 9~10월과 같은 반등국면이 계속되기는 어렵다"며 "11월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지수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 지수가 1950선 위에서는 과열의 시각, 1980선은 과열의 목표치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유동성만 믿다보면 단기조정을 놓칠 수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 증권사 김정훈 연구원은 "달러화 인덱스의 단기적인 방향은 트라이앵글 패턴에서 올라가고 있다"며 "미국 S&P500지수가 0.2% 가량 올랐음에도 미국채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S&P500의 옵션 내재변동성 지표인 VIX는 이번주 18에서 20까지 올랐다"며 "내재변동성이 오히려 10% 올랐다는 것은 옵션시장이 무언가를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