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기업들이 1조달러(약 1130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확실한 경기 전망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무디스 보고서에서 따르면 6월 말 현재 금융부문을 제외한 미국 기업들이 보유 중인 현금이 94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는 2008년 말 7750억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규모로,기업들이 1년 동안 자본재 지출과 배당 등으로 충당하고도 1210억달러가 남는 수준이라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이중 시스코가 399억달러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368억달러) 구글(301억달러) 오라클(236억달러) 포드(219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산업별로는 기술업체들이 가장 많은 2070억달러를 보유했으며 제약업체(1240억달러) 에너지업체(1050억달러) 소비재업체(1010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상위 20위 기업들의 현금 보유 총액은 3460억달러로 전체의 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디스는 기업들이 불경기에 따른 비용 감축 노력과 신흥시장의 매출 증가로 이익이 늘어난 반면 지출을 줄여 현금 보유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또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자 현금을 투자 보다는 자사주 매입이나 인수합병(M&A)에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븐 오만 무디스 선임 부사장은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는 한 기업들은 앞으로도 사업 확장과 고용에 나서지 않을 것” 이라며 “이는 전반적인 실업률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다음주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