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ㆍ글로벌 시각도 넓혀…외국학문 수입통로 그쳐선 안돼
글로벌 인재포럼 2010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바르 예이버 미국 렌슬러공대 교수(197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와 윌리엄 고다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존 우드 교수는 지난 27일 'WCU와 한국 고등교육 방향'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가졌다.
우드 교수는 WCU 프로그램의 역할을 '샤프롱'에 비유했다. 샤프롱은 사교계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여성을 돌봐주는 나이 많은 여성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일종의 '코치'인 셈이다.
대담자들은 "WCU가 외국 학문의 수입 통로가 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는 김성근 서울대 생물물리 · 화학생물학과장이 맡았다.
정부는 우수 해외학자를 초빙해 교육 · 연구 풍토를 혁신하고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08년 WCU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노벨상 수상자 9명을 포함해 340여명의 해외 학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36개 대학에서 최소 4개월간 머무르며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참가한 세 학자는 서울대(우드),KAIST(고다드),경원대(예이버)에서 각각 WCU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예이버 교수는 "WCU 프로그램을 통해 들어온 수백명의 해외 학자들은 본국에 돌아가 한국을 알리고,한국 학생들을 불러들이거나 현지취업을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WCU 프로그램은 학문 간 통섭(consilience)을 통해 창의력과 글로벌 시각을 키워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IT · 자동차 부문 연구능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WCU 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예산이 배정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다드 교수는 "이 프로그램은 (효과를 알 수 없는) 도박이 아니라 과학 발전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4개월 체류 규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이를 지키기 쉽지 않다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고다드 교수 등은 "한국에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본국에 돌아가는 것조차 문제가 될 때가 있다"며 "최소 체류기간을 정하되 여름 · 겨울에 나눠 올 수 있게 하면 더 많은 해외 학자들이 한국에 오겠다고 지원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우/이상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