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28일 SK텔레콤은 전날보다 500원(0.29%) 내린 17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흘째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주가 반전의 기회가 되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5193억23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07%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조180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6%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3638억8300만원으로 12.52%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스마트폰 전쟁…마케팅비용 통제 잘 안됐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당초 시장이 예측했던 5900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치를 발표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실망이 컸다. 과거 3분기에 6000~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계절성을 감안해도 부진한 성적이다.

김희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마케팅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실적 추정치를 내놨지만 실제 비용 절감폭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의 마케팅비용은 전분기보다 26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7월과 8월 모두 마케팅 비용 22%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시장 안정화를 주도했지만, 9월 경쟁사의 iPhone4 도입을 전후로 다시 경쟁이 심화되어 3분기 전체 매출대비 마케팅 비용은 23.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SK텔레콤의 실적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관건은 마케팅 비용이다.

김희재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에서는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과 무선데이터 매출 등 외형이 증가하고 마케팅비용은 감소한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매출은 늘어나고 마케팅비용은 줄어드는 양호한 구조로 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또 "스마트폰 마케팅비용을 뽑는 데 가입자당 1년 정도 걸린다"며 "내년에는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에 대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상반기부터 이익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선인터넷 매출이 전분기보다 8%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가입자들이 요금제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매출은 한번 늘어나면 잘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출이 내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마케팅 비용만 통제된다면 이익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내년에도 스마트폰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크게 수익성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매출 성장 모멘텀이나 마케팅 비용 감소에 대한 확신이 제기돼야 하는데 내년에도 스마트폰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경쟁이 줄어들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선데이터 매출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대신 음성부문의 감소세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아직 2G 가입자가 2000만명 가까이 되는데 내년에는 이들에 대한 세대 교체가 시작되며 번호이동에 따른 마케팅 경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스마트폰으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로만 수익성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KT는 SKT보다 나을 것"

한편 내달 9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KT는 SK텔레콤보다는 선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SK텔레콤의 실적 발표로 눈높이가 낮아진 투자자들이 KT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박종수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KT가 SK텔레콤에 비해 영업이익이 낮았지만, 올해 들어 1~2분기 연속 SK텔레콤을 제쳤다"며 "올해 3분기에도 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준인 5500억원 정도를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희재 애널리스트는 "KT 역시 계절적 영향으로 전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전년동기보다는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실망감보다는 전년대비 증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동전화에 비해 유선통신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며 "유선통신 매출 비중이 30% 정도를 차지하는 KT의 수혜가 컸다"고 평가했다.

FN가이드가 집계한 KT의 증권사 평균 3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이 4조9765억원, 영업이익은 5526억원, 당기순이익은 3532억원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