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2단계(대구~부산)구간이 28일 개통식에 이어 11월1일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면 울산공항 등 지방공항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주 울산 포항 일대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이용하기 불편하고 요금이 비싼 항공편보다 KTX를 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울산공항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주변에 대기업이 많은 울산공항은 외환위기 한파에도 끄떡없었다. 하지만 울산공항은 KTX 때문에 적자공항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민종호 울산공항 운영팀장은 "아예 한 달 전부터 서류가방을 들고 울산지역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공항이용을 권유하고 있다"며 "이젠 살아남기 위해 앉아 있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승객수가 줄어들면 항공기 편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다. 공항 측은 최근 울산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울산공항의 위기감은 과장이 아니다. 대구공항은 2004년 KTX 개통 이후 김포~대구 승객이 80%나 줄었다. 또 3년 만에 노선 자체가 사라졌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르면 울산~김포 노선은 조사결과 이용객이 무려 60.7%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사정은 KTX 2단계 노선의 직 · 간접 영향권에 들어있는 부산 김해와 포항공항도 마찬가지다. 교통연구원은 포항공항 43.6%,김해공항 22.8%의 이용객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부권 외에 호남권 지방공항의 적자폭도 호남고속철 1단계 구간이 개통되는 2014년 이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광주 간 무안공항의 항공수요는 64.2%,김포~여수는 47.1% 감소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최근엔 영남권 신공항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