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너무 가벼운 한나라당 세금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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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기자가 국회를 출입하기 시작한 지 두 달 동안 한번도 의원회관에서 얼굴을 보지 못한 몇 안되는 의원 중 하나다. 그는 거의 하루종일 지역구(서대문을)에서 살다시피 한다. 지역구 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 전 민주당 중진 의원 아들과의 리턴매치를 앞두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27일 '감세정책 철회'주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 당시에는 당내에서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야당 주장과 똑같지 않느냐는 정도였다.
이틀 전 상황은 달랐다. 그는 한나라당 비공개 최고 · 중진연속회의에서 "감세철회로 더 거둔 세금을 복지재원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반응이 없자 그는 회의 후 안상수 대표를 따로 찾았다. "어차피 부자감세를 철회하더라도 세금은 총선 대선이 끝나는 2013년부터 더 내게 되니 우리가 부자감세 카드를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카드를 버리면 서민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요지였다.
다음 총선을 겨냥,'전 국민 70%복지'를 외치며 개혁적 중도보수론을 들고 나온 안 대표가 이 말에 관심을 보이며 이종구 정책위 부의장을 불러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여기까지가 한나라당에서 '부자감세 철회 검토' 브리핑을 하게 된 경위다.
반향은 컸다. 즉각 감세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반발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 쪽 인사로부터 한 시간 동안 질책성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화들짝 놀란 안 대표가 추가 브리핑을 지시했고 내용은 '당 차원의 검토'에서 '단순 검토 지시'로 바뀌었다.
안 대표는 28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순 검토를 지시했는데 어떻게 언론에 '감세철회 제안을 수용해 적극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올 수 있느냐"며 당직자들을 질타했다. 이로서 감세철회 논쟁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소식을 접한 한 경제부처 관료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세금에 손을 댄다. 이번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내후년 총선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감세철회 얘기가 언제 또 나올지 모른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박수진 정치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
그런 그가 지난 27일 '감세정책 철회'주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 당시에는 당내에서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야당 주장과 똑같지 않느냐는 정도였다.
이틀 전 상황은 달랐다. 그는 한나라당 비공개 최고 · 중진연속회의에서 "감세철회로 더 거둔 세금을 복지재원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반응이 없자 그는 회의 후 안상수 대표를 따로 찾았다. "어차피 부자감세를 철회하더라도 세금은 총선 대선이 끝나는 2013년부터 더 내게 되니 우리가 부자감세 카드를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카드를 버리면 서민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요지였다.
다음 총선을 겨냥,'전 국민 70%복지'를 외치며 개혁적 중도보수론을 들고 나온 안 대표가 이 말에 관심을 보이며 이종구 정책위 부의장을 불러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여기까지가 한나라당에서 '부자감세 철회 검토' 브리핑을 하게 된 경위다.
반향은 컸다. 즉각 감세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반발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 쪽 인사로부터 한 시간 동안 질책성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화들짝 놀란 안 대표가 추가 브리핑을 지시했고 내용은 '당 차원의 검토'에서 '단순 검토 지시'로 바뀌었다.
안 대표는 28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순 검토를 지시했는데 어떻게 언론에 '감세철회 제안을 수용해 적극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올 수 있느냐"며 당직자들을 질타했다. 이로서 감세철회 논쟁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소식을 접한 한 경제부처 관료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세금에 손을 댄다. 이번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내후년 총선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감세철회 얘기가 언제 또 나올지 모른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박수진 정치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