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2018년까지 국내외 생산능력 6000만t 이상으로 늘리겠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서 해외 첫 일관제철소 건설에 들어갔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 생산벨트' 구축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브라운필드 방식 투자로 600만t 제철소
포스코는 28일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부지조성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제철소가 들어설 곳은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항구도시 칠레곤에 있다. 현지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의 기존 공장 옆 유휴 부지로 총 면적은 400㏊에 이른다.
두 회사는 내년 하반기까지 부지조성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설비 건설에 들어가기로 했다. 1단계로 연 300만t 규모의 고로를 2013년 말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이후 2단계로 연 300만t 규모의 설비를 추가로 짓는다. 1,2단계 공사가 모두 완료되면 연산 600만t 규모(연산 1500만t인 포항제철소의 40%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동남아 지역 최초의 일관제철소로 거듭나게 된다.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스틸은 일관제철소 건설과 운영을 위해 최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분은 포스코가 70%,크라카타우스틸이 30%씩 갖는다. 사업 안정화 이후엔 크라카타우스틸이 최대 45%까지 지분을 늘릴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날 착공식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마르주키알리 인도네시아 국회의장,파즈와르 부장 크라카타우스틸 사장 등 두 나라 정 · 관계 인사 35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투자 기업이 인프라와 생산설비 등을 처음부터 모두 구축하는 '그린 필드' 방식과는 달리,현지 합작사가 보유한 항만,부지,용수,전력 등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브라운 필드'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1단계 300만t 규모의 고로 건설 투자 비용은 그린필드 방식보다 적은 27억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단계까지 총 투자 비용은 약 5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발판으로 그룹 차원에서 철강 에너지 정보통신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사업에 동반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생산벨트 구축 본격화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계기로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중국-인도 등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생산벨트 구축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미 작년 7월 베트남 철강업체인 아시아 스테인리스(ASC)를 인수한 데 이어,태국 최대 철강사인 타이녹스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철강회사에 대한 지분 참여나 경영권 인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도 오리사주에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이와는 별도로 인도 최대 국영 철강사인 세일사와 1단계로 연 3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중국과 일본 철강사보다 먼저 진출,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며 "40여년 전 포항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영일만 앞 바다에 빠져 죽겠다는 각오를 다졌던 것처럼,인도네시아 프로젝트도 당시의 정신을 되새겨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8년까지 아시아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총 6000만t 조강 생산능력의 글로벌 생산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인도,베트남 등의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 "현지 여러 사정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계기로 2018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확대해 2020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비전을 구상 중"이라며 "앞으로 해상 리튬 개발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종합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칠레곤(인도네시아)=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