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0] 이튼칼리지, 남학생만 570년 고집…"兩性型 인재 키울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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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칼리지ㆍ줄리아드 인재양성 비결…미래교육이 나아갈 길
리틀 英이튼칼리지 교장
학생 잠재능력 최대한 끌어내…미래 교육수요 미리 파악해야
폴리시 美줄리아드음대 총장
미래 CEO 교향악 관람 필수…예술은 또 다른 '소프트 파워'
리틀 英이튼칼리지 교장
학생 잠재능력 최대한 끌어내…미래 교육수요 미리 파악해야
폴리시 美줄리아드음대 총장
미래 CEO 교향악 관람 필수…예술은 또 다른 '소프트 파워'
"미래 인재는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함께 갖춘 양성(兩性)형 인간이 돼야 합니다. "(토니 리틀 영국 이튼칼리지 교장)
"시험 위주의 교육정책으로는 진정한 예술 교육을 시킬 수 없습니다. "(조지프 폴리시 미국 줄리아드음대 총장)
글로벌 인재포럼의 특별세션인 '명문학교 시리즈'에 참석한 토니 리틀 이튼칼리지 교장과 조지프 폴리시 줄리아드음대 총장은 28일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강연을 진행했다.
◆"지식 아닌 인간성 갖춰야"
리틀 교장은 "이튼의 학생들은 모두 태블릿PC로 e북을 보며 공부하는 등 첨단 교육시설을 사용하면서도 학교에는 1440년 설립 후 지금까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교실도 있다"며 "학생들은 15년 이상의 경험 많은 교사들로부터 직접 '살아 있는 과거'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적 기술과 전통적 인성교육을 조화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리틀 교장은 "이튼 학생들 스스로가 자아를 발견하고 잠재된 능력을 끄집어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틀 교장은 미래 인재의 요건으로 '양성성'을 꼽았다. 그는 "이튼이 570년간 남자 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남학교에서 오히려 양성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틀 교장은 "수많은 선택 과목 중 문학 수업,악기연주 동아리에서의 바이올린 담당,연극 수업에서의 여성 캐릭터 역할 등 남녀공학의 경우 여학생들이 주로 하는 활동을 이튼에서는 모두 남학생이 직접 함으로써 여학생보다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학교에 대해 "위대한 학교는 미래의 교육 수요를 앞서 파악하고 이를 교육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래 학교는 단순 지식보다는 학생이 평생 살아갈 습관을 형성시켜주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업 못지않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열정과 진취성,팀워크,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리틀 교장은 또 기숙사형 학교의 장점에 대해 "학생들이 개인 공간에서 독립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탁월함을 배울 수 있다"며 "개인적인 관심에 따라 스스로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 CEO는 오케스트라 관람부터"
폴리시 총장은 "예술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소프트 파워'의 하나"라며 생활 속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자란 1950~1960년대만 해도 풍부한 예술 교육이 이뤄졌지만 요즘 초 · 중등 교육에서는 냉대를 받고 있다"며 "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가중되면서 상상과 창조의 문화가 아닌 '시험 문화'가 판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시 총장은 학교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예술을 진지하게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 중엔 부유층이 아닌 경우도 많다"며 "줄리아드는 재능을 갖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지도를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찾아내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리아드 학생들은 학교,병원,복지시설 등을 찾아 연주를 선보이는 봉사활동을 미국 전역에서 벌이고 있다는 소개도 덧붙였다.
폴리시 총장은 예술을 확산시킬 방법 중 하나로 "기업 경영자들은 엘리베이터,복도 등 건물 곳곳에서 음악이 나오게 하고 오케스트라의 연습도 직접 관람해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빌딩 전체에 음악 선율이 퍼지면 모든 직원이 웃으며 일할 수 있다"며 "한 명의 지휘자가 모든 연주자를 관장하고,연주자들이 서로 협력해 조화로운 음악이 나오는 과정을 관찰하면 경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회를 맡은 송승환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장은 "다른 세션보다 훨씬 많은 청중이 몰린 것을 보니 예술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은 것 같아 뿌듯하다"며 "그런데 공연장마다 표는 왜 안 팔리는지 모르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김일규/이호기/임현우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