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시작했다. 제값을 받아야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올 3분기부터 미국에서 쏘나타 2.4 가격을 도요타 캠리 2.5보다 높거나 비슷하게 책정했다"며 "추후 중고차 잔존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쏘나타 2.4의 미국 판매가격은 소비자가격(MSRP) 기준으로 1만9195~2만5295달러로,캠리 2.5(1만9720~2만625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 기준 환율을 달러당 1100원으로 잡았다. 이 본부장은 "원화강세가 심화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우리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작년보다 4.5% 늘어난 673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엔 올해보다 6.5% 증가한 715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미국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현대차는 이날 매출 8조8473억원,영업이익 7518억원,순이익 1조3533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9.2%,영업이익은 28.1%,순이익은 38.2% 각각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해선 매출이 7.5%,영업이익 12.9%,순이익은 2.6% 감소했다.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5%로,전 분기(5.1%)보다 0.4%포인트 확대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