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견 간부인 손정수씨(49)는 평소 노후를 대비한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주식 등 다양한 투자에 나서봤지만 수년간 이어진 경기침체로 소위 '재미'는 별로 못 봤다. 그러던 차에 고시원이 업그레이드된 형태인 원룸텔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경매를 통해 인천 계산동에 있던 12층 건물의 11층,전용면적 831㎡(250평) 규모의 상가를 11억원에 샀다. 주변에 인천 지하철 1호선 3개 역과 가깝고 계양구청과 대학 등이 있어 샐러리맨들이나 대학생 등 수요층이 두터울 걸로 봤다. 기존 원룸텔과 차별화하기 위해 호실 크기도 1.5배로 크게 했고 에어컨을 방마다 설치키로 했다. 지금 막바지 시설공사를 하고 있어 내달에는 오픈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원룸텔은 총 76실이며 호실당 월 40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예정이다. 컨설팅을 해준 원룸텔 전문업체 ㈜현송의 정광옥 대표는 "인건비 광열비 등 일반관리비가 700만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월평균 공실률을 10%로 감안하면 순수입이 적어도 2020만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편법 주거시설로 취급되던 고시원과 원룸텔이 합법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기 비결은 한마디로 '싱글'들이 살 수 있는 초소형 주택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건축법상 용도가 없었던 고시원을 최근 근린생활시설(2동)로 합법화하고 방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과 세탁실은 공동 사용해야 한다. 주차장 의무설치 면적은 134㎡당 1대에 불과하다. 안전을 위해 5층 이상 건축물에는 비상계단을 설치해야 하고 일정 규모의 복도폭(1.2~1.5m)을 확보해야 한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정 대표는 "전용 건물을 새로 짓는 것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상가 또는 오피스 1~2개층을 사서 임대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유망 입지의 경우 "산업단지 등 공장 밀집 지역 인근에도 원룸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신축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임대수익률과 관련,정 대표는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임대수익률은 연 18~20% 선"이라며 "손정수씨가 투자하고 있는 원룸텔 수익률이 딱 18%"라고 말했다. 비용부터 계산해보면 관리를 위해 쓰는 직원 2명 인건비 80만원,수도 · 전기세 250만원,홍보비 30만원,난방비 250만원,기타 90만원 등 월 지출이 700만원 정도 될 전망이다. 수입은 총 76호실이 모두 임대됐을 경우 한달 임대료 40만원을 곱하면 3040만원이 된다. 공실률이 10%가 돼 전체 방의 90%가 찼을 경우엔 총수입이 2720만원이 된다.

구미공단에서 건물 2개층,700평 규모의 고시텔 157실을 건축하고 있는 박상인씨는 이미 구미공단 내 3개 회사 사택용으로 모든 호실을 제공키로 했다. 호실당 월세는 월 35만원,일반관리비 등 지출이 8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월평균 공실이 10%가 나오더라도 순수입이 4200만원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의 (02)547-6100

장규호 기자 dani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