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백악관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다음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주제(major subject)’가 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일정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서울 G20 행사를 계기로 다음달 11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FTA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서울 G20 회의 때까지 한미 양국의 통상장관이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 등 미해결 쟁점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치면 내년 초 한미FTA 이행 법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한국의 G20 유치에 대해 베이더 보좌관은 “2012년에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도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한국에 역사적인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와 인도네시아 방문을 마친 뒤 10일 방한하며,1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한미FTA,북한 핵문제 등 양국 간 현안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한미 정상은 실무 오찬을 함께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연설 내용에는 한국의 국력이 어느 때보다도 강한 상태라는 점과 한미 동맹의 중요성 등이 포함돼 있지만,북한에 던져주는 강력한 메시지는 없다고 로즈 부보좌관은 전했다.

베이더 보좌관도 “미국은 북한이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주변국들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진정성을 보일 때만 북한과 대화할 것이란 점이 연설에서 강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더 보좌관은 특히 “북한은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커지고 있는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지 않은 채 단순히 미국에 다가서려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며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진정성 없이는 그들이 원하는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와 관련,그는 “북한은 현재 권력 이양기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며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