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의 선전으로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국제회계기준(IFRS) 매출액이 40조2300억원, 영업이익 4조86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6% 성장하면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4조4600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며 특히 예상외로 LCD(액정표시장치) 부문 실적이 좋았던 것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디지털미디어 부문이 적자로 돌아섬에 따라 앞으로 이 분야 회복세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3Q 최대 실적 반도체가 견인…LCD도 선방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한 이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온 반도체는 이번 분기에도 3조4200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휴대폰 부문도 갤럭시S 등 전략 스마트폰 판매호조로 매출 11조1200억원, 영업이익 1조1300억원을 기록, 두자릿수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LCD 부문이 예상외로 선전한 것에도 좋은 평가를 내놨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LCD 부문 실적이 우려보다 양호하게 나온 것이 긍정적"이라며 "이는 지난 3분기 패널가격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업체보다 평균 판매가격은 덜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LCD부문의 경우 소니를 안정적인 고객사로 삼고있는데다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4Q 실적 둔화 우려…"디지털미디어 회복이 관건"

반면 올 4분기에는 업황이 둔화됨에 따라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D램 공급과잉 문제와 LCD 가격 하락세 유지, 원화 강세 등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영 여건이 조성되면서 전통적인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잇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해외 경쟁사들이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좋았던 정보통신부문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4분기에는 반도체를 제외한 전 부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3분기 예상외로 부진했던 디지털미디어 부문 실적이 향후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성호 연구원은 "지난 3분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퍼지면서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에 디지털미디어 부문 실적이 악화됐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퍼지면서 앞으로 TV수요가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 향후 주가 전망은?

다만 4분기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노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둔화에 따라 주가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 후 내년 1분기에 다시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철 연구원도 주가가 75만~79만원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봤다.

정재훈 HSBC증권 전무는 "현재 IT가 바닥을 통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하기엔) 너무 이른감이 있다"고 밝혔다.

정 전무는 "대만의 미세공정이 수율을 잡아 11월부터 반도체 공급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측되며 LG디스플레이도 최근 공장가동률을 다시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11월에 D램과 LCD 패널가격이 어느 정도 내려갈 때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안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