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불투명·불공정 관리 문제로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급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혜지 부장판사)는 7일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했다. 법원은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거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법원은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법원 결정에 대해 축구협회는 “8일 예정된 선거를 잠정 연기하겠다”며 “추후 일정은 수립되는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앞서 허 후보는 지난해 12월 30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축구협회 및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의 정도가 매우 심각해 1월로 예정된 회장 선거를 진행해서는 안된다”며 선거 진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49)이 ‘쌀딩크 신화’를 재현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8개월 만에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축제인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에서 우승하면서다.김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지난 5일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에 3-2로 승리했다. 3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이긴 베트남은 합계 5-3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66)이 이끌던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로 동남아 축구 정상에 올랐다.지난해 5월 부임 후 처음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 감독에게 베트남 국민과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 감독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김 감독에게 ‘제2의 쌀딩크’라는 별명도 붙었다. 쌀딩크는 박 감독의 별명으로 베트남의 쌀과 히딩크를 합성한 신조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베트남 국민의 승리”라며 “끝까지 싸워 이겨준 우리 선수들이 항상 헌신한 부분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는 이번 우승으로 명예 회복에도 성공했다. 2021년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데뷔 시즌 K리그 우승, 이듬해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023년 5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이후 1년 동안 야인 생활을 한 바 있다.박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잠시 침체기를 겪은 베트남은 이번 우승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게 됐다. 베트남은 오는 3월부터 라오스 말레이시아 네팔과 아시안컵 본선 진
“언니, 난 왜 이렇게 기복이 심할까.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 두려워.”2023년 9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8)가 언니 슬아씨와 식사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천재 소녀’이던 그가 커트 탈락을 거듭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때였다.1년 뒤인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리디아 고는 그린으로 이동하며 그날을 떠올렸다. 두 번째 샷을 핀 2.3m 옆에 붙여 여유 있게 금메달을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그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스스로에게 갖고 있던 의심을 이겨낸 나 자신을 칭찬해줬다”며 활짝 웃었다.파리올림픽 금메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명예의 전당’ 최연소 입회, 메이저대회 AIG여자오픈 우승까지 ‘동화 같은’ 순간으로 가득한 2024년을 뒤로 하고 리디아 고가 새로운 시작에 나선다. 그는 이날 서울 도곡동 아이엠탐 본사에서 보스골프 의류 후원을 발표하며 “새 목표인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LPGA투어 21승 보유자인 리디아 고는 서울에서 태어나 여섯 살에 뉴질랜드로 건너갔다. 2012년 호주여자프로골프(ALPGA)투어 NSW오픈에서 최연소 우승(14세)을 차지한 그는 2014년 16세에 프로에 데뷔한 뒤 최연소 세계 랭킹 1위,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몇 번의 크고 작은 슬럼프를 겪은 끝에 리디아 고는 지난해 최고의 시간을 보내며 세계 랭킹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리디아 고는 “2023년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신감을 잃었는데 지난해 올림픽에서 금메달로 명예의 전당 자격을 완성한 것이 정말 꿈만 같았다”며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을 정도로 감사한 한 해였다”고 돌아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