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놨던 대구 미분양단지…세입자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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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5000만원 이상 올라
건설사들 "전세 시세대로 받자"
새 세입자 찾거나 분양 전환
건설사들 "전세 시세대로 받자"
새 세입자 찾거나 분양 전환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2008년 12월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에서 분양 중이던 아파트 950채를 전세로 전환했다. 일단 전세로 놓았다가 시장 상황을 봐가며 분양키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두 회사는 이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전세계약을 모두 해지키로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구 분양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전세계약을 해지하고 분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세로 살던 세입자들이다. 당시 전세 보증금은 전용 85㎡ 기준 800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주변 전셋값은 1억4000만~1억5000만원대로 껑충 뛰어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전세아파트 분양 전환 본격화
31일 주택건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전세로 전환된 미분양 아파트들이 2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잇달아 분양 물량으로 다시 변경되고 있다.
2008~2010년 상반기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심각해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에선 8097채가 전세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는 전세 만기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 됐다.
건설사들은 분양시장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고 보고 전세아파트를 분양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은 이달 중 전세 만기가 시작되는 달서구 본리동 롯데캐슬아파트를 분양키로 확정했다. 달서구 성당동 · 월성동,북구 칠곡 등에 미분양 아파트를 보유한 대림산업도 전세 만기분에 대해 분양가를 일부 낮춰서라도 분양키로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분양된 봉무동 이시아폴리스가 거의 계약되는 등 대구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전세 아파트를 분양으로 돌리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고충 커질 듯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지역 신축아파트(입주 5년 이내)의 전세가격(전용 85㎡ 기준)은 지역에 따라 1억1000만~1억5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중소형 공급이 부족했던 탓에 전셋값이 올 들어 5000만원 안팎 올랐다. 미분양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7000만~8000만원 전후였다. 이들이 비슷한 아파트로 이사가려면 당장 5000만~7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대구지역에서 분양을 대행하고 있는 K사 관계자는 "계약해지를 당한 세입자들이 전셋집 마련에 나서면서 전세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하향 이동하면 연립주택 등의 전셋값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일부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면서 분양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으로 전환하지도 않으면서 전세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하면 전세 보증금을 최고 5%까지밖에 올려받지 못하지만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하면 전세 보증금을 시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업체인 B사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건설사도 전셋값을 올려받기 위해 계약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쫓겨나는 세입자가 딱하기는 하지만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을 마냥 비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전세아파트 분양 전환 본격화
31일 주택건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전세로 전환된 미분양 아파트들이 2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잇달아 분양 물량으로 다시 변경되고 있다.
2008~2010년 상반기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심각해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에선 8097채가 전세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는 전세 만기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 됐다.
건설사들은 분양시장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고 보고 전세아파트를 분양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은 이달 중 전세 만기가 시작되는 달서구 본리동 롯데캐슬아파트를 분양키로 확정했다. 달서구 성당동 · 월성동,북구 칠곡 등에 미분양 아파트를 보유한 대림산업도 전세 만기분에 대해 분양가를 일부 낮춰서라도 분양키로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분양된 봉무동 이시아폴리스가 거의 계약되는 등 대구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전세 아파트를 분양으로 돌리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고충 커질 듯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지역 신축아파트(입주 5년 이내)의 전세가격(전용 85㎡ 기준)은 지역에 따라 1억1000만~1억5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중소형 공급이 부족했던 탓에 전셋값이 올 들어 5000만원 안팎 올랐다. 미분양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7000만~8000만원 전후였다. 이들이 비슷한 아파트로 이사가려면 당장 5000만~7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대구지역에서 분양을 대행하고 있는 K사 관계자는 "계약해지를 당한 세입자들이 전셋집 마련에 나서면서 전세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하향 이동하면 연립주택 등의 전셋값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일부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면서 분양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으로 전환하지도 않으면서 전세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하면 전세 보증금을 최고 5%까지밖에 올려받지 못하지만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하면 전세 보증금을 시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업체인 B사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건설사도 전셋값을 올려받기 위해 계약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쫓겨나는 세입자가 딱하기는 하지만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을 마냥 비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