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막대한 금 투자 덕에 외환보유액이 1000억달러를 크게 웃돌고 미국과 유엔 등의 제재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31일 현지 언론인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란의 외환보유액은 국제사회가 예상하는 1000억달러를 훨씬 웃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최근 이란의 외환보유액을 1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란은 2008년 2월 761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발표한 이후 공식적인 집계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이어 연단에 오른 마무드 바마니 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사회의 제재는 외환보유액이 400억~500억달러에 불과한 나라들이나 영향을 받는다"며 "외환보유액이 1000억달러가 넘는 이란은 제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이 1000억달러를 넘는 배경으로 막대한 금 투자를 꼽았다. 바마니 총재는 "이란은 2008년 온스당 656달러에 수백t의 금을 구입했다"며 "현재 금값이 온스당 1300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이란이 보유한 금 평가액은 2년 전의 두 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갑작스러운 생필품 가격 상승에 대비해 900만t의 기초상품을 비축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메흐디 가잔파리 이란 통상장관도 지난 30일 "국제사회 제재가 지금껏 이란과 다른 국가 간 무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제재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유엔의 제4차 제재가 결의된 후 이란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주 모하메드 나하반디안 이란 상공회의소회장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수입비용이 15~30%까지 증가했다"고 말한 바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