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베트남에서 총 사업비 1조엔(약 14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사실상 수주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31일 하노이에서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뒤 베트남이 추진 중인 제2기 원전 건설을 일본 기업에 맡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원전은 동남아시아에서 건설되는 첫 원자력발전소다. 또 일본 정부가 민간 기업과 협력해 신흥국에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일본은 한국이 지난해 말 200억달러(약 24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민관 협력으로 수주한 것에 자극받아 올 들어 해외 원전 수주에 적극 나섰다.

이 원전 건설에는 도시바와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제작소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올해 초 제1기 원전은 러시아에 발주했고,제2기는 민관이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인 일본에 건설을 맡기기로 했다.

일본의 원전 건설 예정지는 베트남 남부 닝토안으로,발전 능력 100만㎾급의 중형로 2기가 건설된다. 2012년 가동이 목표다. 원자로의 형태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베트남은 이번 원전 발주 조건으로 △검증된 최첨단 기술 사용 △장기적 · 안정적 연료공급 보장 △폐기물 처리 협력을 제시했다.

양국은 중국이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희토류의 광산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