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유럽이 지난 29일 핀란드 투르크 조선소에서 선주사에 인도한'얼루어 오브 더 씨즈(Allure of the Seas)'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크루즈선이다.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리비언이 2007년 발주한 이 배는 길이 361m,폭 47m에 22만5000GT(총톤수) 규모다. 축구장 3개 반을 이어 붙인 길이에 높이는 16층 건물과 비슷하다.

비운의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와 비교해 선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선박 내부의 용적을 의미하는 총톤수는 5배나 크다. 이 배의 소요 전력량은 연간 약 100㎿로 5만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크기뿐만 아니라 내부 시설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총 2700개 선실에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8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어 '바다에 떠다니는 특급호텔'로 불린다. 특히 65개국에서 채용한 2100여명의 승무원이 탑승,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이 배가 자랑하는 대표적 호화 시설은 갑판 중앙부에 축구장처럼 조성한 길이 135m의 '센트럴 파크'다. 천장이 개방된 구조로 햇빛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바다 위 공원'으로 불린다. 다양한 식물과 함께 주위에 식당과 카페,상점 등이 들어서 있어 육상 공원과 똑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센트럴 파크 옆에 있는 '파크 뷰 객실'에서는 항해 중에도 발코니에서 바다와 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변에는 오락과 쇼핑시설,레스토랑 등이 있는 '보드워크'가 들어섰다. 분수쇼와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수영장 형태의 '아쿠아시어터'도 있다.

선박 후미에는 14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대형 극장과 3D(3차원) 영화관도 갖췄다. 이 밖에 31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대규모 식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승객의 안전을 위한 최신 구명선 18척과 구조선 2척 등도 갖췄다. 길이 17m의 구명선은 척당 370명이 탈 수 있다. 선박이 손상될 경우에도 자력으로 안전하게 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얼루어호를 건조하기 위해 연간 6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900곳의 협력사가 참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얼루어호는 오는 12월부터 미국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을 출항,지난해 말 인도한 오아시스호와 함께 카리브해를 운항할 예정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규모와 시설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오아시스호와 얼루어호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인도함에 따라 크루즈선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STX유럽의 확고한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STX유럽은 올 상반기 매출 2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110억원을 달성,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들어 초대형 크루즈선 2척을 포함해 총 33척(40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