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현대모비스 이사(사진)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자동차 전조등의 하향등과 상향등을 하나로 통합한 '복합기능 LED 전조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조 이사는 지난해 초 상향등과 하향등이 나눠져 있던 기존 자동차 전조등을 하나로 합치면 중량을 줄이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안했다. 또 기존의 할로겐 램프를 친환경 LED로 대체하면 소비전력도 줄이고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현대모비스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총 75억8200만원(민 · 관 공동)을 투입해 '복합기능 LED 전조등'을 개발해냈다.

이 제품은 사이즈와 중량을 기존 제품 대비 15%가량 줄였고,연속 사용 시간을 1만시간으로 늘렸다. 기존 할로겐 제품(250시간)에 비해 수명이 거의 반영구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소비 전력 역시 좌우 전조등을 모두 합쳐 76W에 불과해 할로겐 제품의 230W에 비해 대폭 줄였다. 제품 가격도 55만원으로 LED와 할로겐 램프를 함께 이용한 제품에 비해 15% 낮췄다.

또 복합기능 LED 전조등에는 도로가 굽어지는 정도와 차량 속도에 따라 전조등 빛이 변화하는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LED)'을 장착해 야간에 곡선도로 고속도로 시가지 교차로 등을 주행할 때 운전자가 시야를 폭넓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품은 기아자동차의 오피러스 후속 모델에 장착될 예정이며 2012년 3월부터 연간 2만6000대가 양산된다. 이를 통해 이 제품의 매출액은 2012년 675억원에서 2014년 195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현대모비스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크라이슬러 미쓰비시 BMW 등 해외 자동차업체에도 수출을 추진 중이다.

조 이사는 삼성LED 세코닉스 에니팩 등 국내 대 ·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핵심 부품인 고광량 LED,플라스틱 비구면렌즈,방열시스템 등을 국내기술로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조 이사는 "탄소배출량과 소비전력을 줄인 LED 전조등이 앞으로 세계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효율적으로 협력해 제품개발에 성공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