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9월(6.03%),10월(6.84%) 2개월 연속 6%대 상승세를 보였지만 시장에는 특별한 테마주가 없다. 과거 4대강 수혜주 등 특정 테마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실제 테마주들의 움직임은 대부분 부진한 상황이다. 바이오주의 경우 셀트리온이 10월 중 11.41% 상승하며 1년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각광받고 있지만 이수앱지스는 1.36% 하락하는 등 실적에 따라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희토류와 제4이동통신 등의 테마주들 역시 관련 정책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뿐 지수 상승세에는 동참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반면 주요 전자업체의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설비 증설로 기계 · 장비업종은 정보기술(IT)업계 부진과 상관없이 10월 한 달간 업종지수가 15.86% 상승했다. 운송장비 · 부품지수도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강세로 11.50% 오르며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히든챔피온팀장은 "테마성 호재보다는 개별 기업 실적을 토대로 코스닥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정 테마보다 실적이 호전된 업종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적 추이에 따라 종목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코스닥에서 테마가 사라진 이유를 시기에서 찾았다. 오경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새로운 정책이 나오는 연말 · 연초에 많이 생성된다"며 "10,11월은 전통적으로 테마주 비수기"라고 말했다.

테마에 덜 민감한 외국인과 기관이 시장을 주도한 것도 이유다. 10월 중 기관은 1634억원,외국인은 126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540억원을 팔아치웠다. 봉원길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대형주의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낀 기관과 외국인이 저평가된 코스닥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며 "여기서 저평가의 기준은 역시 테마보다는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코스닥의 추가 상승까지 점치고 있다. 오 팀장은 "테마주 비중이 낮아진다는 것은 중소형주 매매에 따른 예상치 못한 급락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오래 가면 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테마주 없이도 이만큼 지수가 올랐는데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테마주들이 본격 등장하기 시작하면 시장 전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