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왜 이렇게 깔끔하게 의류를 전시할 생각을 못했죠.내년 봄에도 신청할 테니까 구미에 오시면 꼭 한 번 더 들러주세요. "

경북 구미시 송종동의 한 의류매장.상담을 맡은 외장 디스플레이 업체 노경희 대표가 약 1시간에 걸쳐 30~40대 여성의류를 취급하는 매장의 컨셉트에 맞게 마네킹과 제품위치 등의 전시를 바꿔놓자 점주 김순자씨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렇게 말했다.
한경 자영업지원단이 최근 전국 13개 도시를 돌며 진행한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기업들이 별로 없어 자영업자들이 지역경제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안동 같은 지역은 더욱 그랬다. 안동은 인구 17만명에 불과하지만 1만4000여곳의 자영업소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권영철 경북 북부소상공인센터장은 "기업 일자리가 부족해 자영업자 수만 늘고 있어 신규 창업을 권하기보다는 기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무작정 자영업에 뛰어든 이들에게 체계적인 컨설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컨설턴트들이 환영을 받은 이유는 간단했다. 자영업자들이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매출증대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번 로드쇼에서도 한경 컨설턴트들은 '틈새 마케팅'을 많이 제안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업종을 발굴하기보다는 차별화에 주안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 4~6인분 메뉴로 운영하는 오리고기 훈제 · 백숙 전문점의 점주는 소량의 2인용 훈제 메뉴를 개발해 점심시간 매출을 올리라는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뚜레쥬르,파리바게뜨 등 유명 프랜차이즈의 틈바구니에 낀 제과점에는 오히려 케이크 종류를 200여종으로 늘려 케이크 전문점으로 변신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번 로드쇼 기간엔 가을을 맞아 지역마다 축제가 한창이었다.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좋지만 자영업자들을 위한 컨설팅,서비스 교육 등을 통해 지역경제의 뿌리를 단단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에 목말라 하고 있다.

심성미 생활경제부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