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이 1일 '더 플라자호텔'로 이름을 바꿔 재개관한다. 총 사업비 750억원을 들여 6개월간의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재개관을 하루 앞둔 31일 '더 플라자호텔'의 회전문을 들어서자 정면에 보이는 조각가 차종례씨의 작품 '드러나기'가 로비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었다. 회전문을 반 칸 정도 옆으로 이동시키고,프런트를 뒤로 살짝 밀었는데 로비가 확실히 넓어진 느낌이었다. 오른쪽에 있던 폰타나 카페는 지하 프라자 펍과 함께 복층형 라운지&바 '더 라운지'로 변신했다. 복층형 라운지&바는 국내 호텔 처음이다.

고급 식당들도 새로워졌다. 호텔 중식당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온 3층 도원.입구와 홀은 피치컬러를 써 복숭아꽃이 만개한 언덕 같은 분위기를 냈다. 홀 좌석은 112석,룸은 10실이다. 모든 룸을 시청광장이 보이게 배치했다. 메뉴와 서비스 컨셉트는 '컨템포러리 상하이 스타일'이다. 메인 요리와 구이 · 냉채를 담당하는 두 주방장을 중국에서 초청했다. 도원은 구이,찜 요리,냉채 등 웰빙 요리를 강화했다. 테이블에서 개인접시에 덜어주는 기존 중식 서빙 방식에서 벗어나 주방에서부터 나눠 내놓는 등 각각의 메뉴에 어울리는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선보인다.

홀 중앙에 설치한 '베이징 덕 화덕'도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덕'의 4인분 가격은 8만원이다. 화덕에서 오리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을 구워 내놓는 '전채 모둠 바비큐'는 2~3인분에 7만원,4~5인분에 10만원이다. 활어를 쪄 내는 해산물찜(시가)도 마련했다. 인근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의 대표 메뉴인 '상하이식 상어지느러미찜'은 1일부터 가격이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오르고,웨스틴조선호텔의 중식당 '홍연'에서는 '원정 불도장'을 1인당 10만원에 내놓고 있다.

도원 맞은편의 일식당 고토부키는 보라색이란 의미의 무라사키로 이름을 바꿨다. 보라색은 일본에서 소수 귀족에게만 허용됐던 색상으로 품격있는 공간과 음식을 내는 곳이란 뜻을 담고 있다. 좌석은 94석이며 룸은 총 9실이다. 3실의 다다미방이 있다. 모든 룸에서 서울광장이 내려다보인다. 코너에 있는 6인 다다미방의 전망이 가장 좋은 편이다. 서울광장과 덕수궁이 보인다.

메뉴는 정통 고급 일식만 선보인다. 매운탕 등 한국화한 일식 메뉴는 주문사절이다. 20만~30만원 하는 '교토식 가이세키(會席 · 일본 정식 코스요리)'가 주력 메뉴.일본 5대 가이세키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난지 야마토야' 출신의 주방장 니마니 하마를 총주방장으로 초빙했다. 가격은 저녁 기준 13만~25만원으로,롯데호텔 맨 위층(38층)에 자리잡은 '모모야마'의 가이세키 가격(저녁 13만~30만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일본식 초밥 전문점인 '스시조'의 일본산 모둠 스시 가격은 10만원이다.

이 밖에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는 112석에서 190석으로 확장했으며,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는 이탈리안 전통 스타일에 프랑스 및 지중해 스타일을 가미한 헬시푸드를 선보인다.

한 층을 통째로 쓰는 꼭대기층(22층)의 하우스 웨딩 전문 지스텀하우스 연회장은 3년 전에 리뉴얼해 이번엔 인테리어만 일부 교체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의 맨 위층(20층)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VIP 전용 라운지)와 일식당 '스시조'가,롯데호텔에 일식당 '모모야마'와 한식당 '무궁화'가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객실에는 유형별로 각기 다른 디자인과 컬러를 부여했다. 스위트룸은 브라운톤,딜럭스룸은 핑크톤이다. 가구,조명설비,침대와 베개까지 이탈리아 건축 · 인테리어 디자이너 귀도 치옴피가 디자인한 것만 썼다.

외관은 보는 각도와 때에 따라 브론즈,골드,베이지 등 다양한 톤으로 변한다. 양성권 총지배인은 "이번 리노베이션은 호텔 하나를 신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디자인과 서비스,업그레이드된 기능을 통해 플라자호텔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강유현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