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주년을 맞은 코스피200 야간지수선물이 다음 날 국내 증시 분위기를 가늠하는 투자지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외국인의 야간선물 매매가 현물(주식) 매매에 선행하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하루 평균 4797억원으로 줄었던 야간지수선물 거래대금은 10월 들어 하루 5781억원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5488억원을 최고치로 감소하다 코스피 1900선 돌파 이후 다시 회복되는 양상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야간선물은 해외 증시 등락에 따른 국내 증시 헤지 거래에 이용돼 변동성이 커질수록 거래량이 늘어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야간선물시장은 개인 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7월 6.63%에 불과했던 외국인 비중이 10월 9.42%로 높아져 주목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장시간 등을 고려할 때 투기적인 단기 매매가 주를 이루는 주간시장과 달리 야간시장은 장기 투자 성향의 외국인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이 9월 동시만기일 이후 선물시장에서 매수 · 매도를 반복했지만 야간선물에선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야간선물 매수세가 현물(주식)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추세분석 결과 외국인의 야간선물 매매와 다음 날 현물 매매 간 상관계수는 0.96에 달해 방향성이 일치할 확률이 높다"며 "특히 2~3일 간격으로 야간선물 매수가 현물 매수를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주에도 외국인은 27~28일 야간거래에서 매도 우위를 보인 뒤 29일 현물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 악재가 터졌을 때 외국인이 야간지수선물을 매수하거나 선물가격이 오른다면 다음 날 정규장에 미치는 악재의 영향력도 제한적"이라며 "장 시작 전 그날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참고지표로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도 "야간지수선물 등락과 다음 날 마감 코스피지수와의 상관관계는 낮지만 지수 시가 상승률과의 상관계수는 0.8~0.9로 높다"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