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채권 발행에 성공했던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두 차례 이상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회사채 발행 건수는 모두 440건(공모 기준),32조886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기업 수는 발행 건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9개사에 불과했다.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이 최소 2~3차례 이상 반복해서 채권을 찍어냈다는 의미다.

회사채 발행이 잦은 금융지주사를 제외하고 발행 횟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동부제철로 총 9차례에 걸쳐 350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SK㈜와 한화건설이 6차례,롯데건설 중앙일보 SK에너지가 5차례에 걸쳐 채권을 발행했다. 동부건설 현대제철 효성 GS칼텍스 SK C&C LG전자 STX조선해양 등 3번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도 17개사에 달했다.

건설 관련 기업이 많다는 점 외에 이들의 특징은 회사별로 채권발행 시기가 상반기 혹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SK㈜ 현대제철 STX조선해양 등은 상반기에 주로 채권을 발행했지만 한화건설과 GS칼텍스 LG전자 등은 6월 이후 회사채 발행이 많았다. 동부제철의 경우 지난 6월 이후 5개월간 매달 채권을 발행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한 차례 끝난 가운데 금리 하락으로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자 건설 해운 등 그동안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힘들었던 기업들이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대규모 발행이 쉽지 않아 소액으로 자주 발행하는 방법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광숙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내년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발행이 가능해졌을 때 가능한 한 많은 채권을 발행하려고 한다"며 "하반기에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장기 채권을 발행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