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에 설레고 藝에 취하고…삼청동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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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2010·문화축제…패션 부티크 전시회도
낙옆이 수북이 쌓인 경복궁 옆 '삼청동 미술 벨트'에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미술 연례 행사인 삼청로문화축제(14일까지)에 이어 실험적인 국내외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플랫폼 서울 2010'(3~19일)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 서울사무소 주변의 각종 아트숍들은 미술 축제에 맞춰 귀고리 목걸이 신발 핸드백 목공예소품과 패션 부티크까지 문화 상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미술품과 아트 상품,인테리어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3일 시작되는 '플랫폼 서울'은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았던 독립 큐레이터 김선정씨(45)의 주도로 2006년 시작한 예술축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딸인 김씨는 실험성이 높은 작품에 초점을 맞춘 전시 기획으로 국내 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전시회 제목은 '프로젝티드 이미지'로 정했다. 시간과 공간을 엮으며 영화적인 요소를 접목한 예술 작품들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전시장 지하 공간에서는 미국 미술가 비토 아콘치를 비롯해 영국 영상 사진 작가 대런 알몬드,마이클 커렌,김수자,배영환 등 국내외 작가 66명의 작품 87점이 상영된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고(故) 백남준,폴 매카시,부르스 나우만 등이 펼치는 영상 미술의 실험을 체험할 수 있다.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체코 미술가 하룬 파로키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특별전은 전시장 2층과 3층에 마련된다. 관람료는 3000원이지만 일부 퍼포먼스나 공연,강연회 등은 별도의 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삼청로문화축제는 국제갤러리와 학고재화랑,이화익갤러리,갤러리 도올,사비나미술관,한벽원갤러리,갤러리 베아트르,아트파크,갤러리 진선 등 13개 화랑에서 여는 기획전.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 현장(옛 국군기무사 터) 초입에서 삼청공원 입구까지 4㎞의 가로등에 '삼청로문화축제'전을 알리는 홍보물이 나붙어 관람객들을 손짓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옮겨다니며 다양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국제갤러리는 독일 차세대 작가 안젤름을 초대했다. 알루미늄 호일과 아크릴,콘크리트를 사용해 1950~1960년대 추상 회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 조각 1점과 네온 설치 작품 1점,부조 회화 9점을 내놓았다.
한국화가 박병춘의 '산수컬렉션'전은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일명 '청테이프'로 불리는 천면테이프를 비롯해 라면,칠판,비닐봉지,고무까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동양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퓨전 산수화' 20여점을 걸었다.
갤럴리 도울은 이성계 목가구 초대전을 열어 디자인 가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 갤러리 아트사간은 젊은 작가 작품으로 '형형색색'전,갤러리 베아트르는 플로라 휭 개인전,갤러리 영은 '상상에 가까운 공간'전과 '선이 향하는 방향'전,갤러리 진선은 임수식씨의 개인전을 마련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이 일대에는 화랑,고급 레스토랑과 부티크까지 각양 각색의 미니숍들이 줄지어 있어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건립되면 새로운 미술특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