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즈니스 서밋 2010에서 '금융과 실물경제' 소주제 컨비너(의장)를 맡은 마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5대째 스웨덴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발렌베리 가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백색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통신업체 에릭슨,스웨덴 2위 은행 SEB,하이테크 전투기와 자동차 생산업체 사브 등 스웨덴 대표 기업들이 발렌베리 가문에 속해 있다. 이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스웨덴 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에 달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발렌베리 가문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소유권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라는 말로 요약되는 전통을 150년째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어서다.

발렌베리그룹 총수의 개인 자산은 기업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백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자회사들이 거둔 수익이 총수 계좌가 아닌 발렌베리재단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재단은 이 수익금을 사회공헌과 연구 지원 활동에 사용한다. 스웨덴 국적 기초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전원이 발렌베리재단의 도움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발렌베리 가문의 승계 원칙도 기업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도움 없이 명문대를 졸업해야 하고,혼자 몸으로 해외 유학을 마쳐야 하며,해군 장교로 복무해야 한다. 총수의 독단적인 결정을 막기 위해 '투 톱' 경영체제를 고집하는 것도 가문의 전통으로 꼽힌다.

발렌베리 회장은 그의 사촌인 야콥 발렌베리 회장과 함께 당대 발렌베리 가문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뉴욕의 씨티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가문 자회사들을 총괄하는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의 대표로 활동했다. 지금은 일렉트로룩스,SEB,사브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무역 확대 방안' 소주제의 좌장인 빅터 펑 중국 리&펑그룹 회장은 단순 무역중개상을 세계 최대 패션 상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에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1906년 펑 회장의 할아버지가 중국 광저우에 설립한 리&펑은 외국 패션업체의 수주를 받아 중국 제조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평범한 중개무역업체였다.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경영학 이론에 정통한 펑 회장이 가업 승계를 위해 경영에 참여한 1976년부터다.

그의 혁신 키워드는 '글로벌 공급망'이었다. 패선제품의 원가는 25%며 나머지 75%는 유통비용이라는 점에 착안,첨단 IT를 활용해 주문에서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을 3개월에서 보름으로 줄였다. '패스트 패션'으로 널리 알려진 스페인 업체 '자라'와 견줘도 공급망 회전 속도가 2배에 달한다.

유통망 혁신은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잇달아 리&펑그룹에 '러브콜'을 보냈고 그룹 매출은 연간 120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났다. 월마트 등 전 세계 40개국 1000여개 업체가 리&펑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