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으나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8개 국내 은행의 1~9월 당기순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조9000억원(34.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연도별 1~9월 당기순이익은 2006년 11조2000억원,2007년 13조1000억원,2008년 8조2000억원이었다.

이자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조9000억원(21.3%) 늘어난 27조8000억원에 달했다. 또 출자전환 기업에 대한 보유 주식 매각과 증시 호전에 따른 유가증권 처분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늘면서 비이자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1조7000억원(37.5%) 증가한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손충당금과 대출채권 매각손실 등을 포함한 대손비용도 함께 늘었다. 1~9월 은행들의 대손비용은 11조6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21.9%) 증가했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기업 여신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에 대한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난 탓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자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은행 수익성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구조도 유가증권 처분이익 비중이 크게 나타나는 등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이 잠재부실의 조기 인식,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올해 수익성이 크게 호전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3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2000억원 줄었지만 평상시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