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5대 형벌 중 하나로 죄를 지은 사람을 먼 지방으로 귀양보내던 유형(流刑)은 죄의 정도에 따라 2000리,2500리,3000리로 나뉘었다. 2000리가 약 785㎞이니 남해 노도와 같은 섬이 제격이었을 터다.

국내 최초로 유배문학을 재조명해 관광상품화한 남해 유배문학관이 1일 문을 열었다. 총 사업비 138억원을 투입해 남해읍 남변리 일대 3만7469㎡에 지은 유배문학관은 서포 김만중,후송 유의양,자암 김구,약천 남구만 등 고려 · 조선시대 남해에서 유배생활을 한 문장가 200여명의 유배문학을 다루고 있다. 문학관은 4개 전시실로 꾸며졌다. 향토역사실은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역사,생활,문화 등을 소개한다. 유배문학실은 전 세계의 유배 역사와 대표적인 유배문학 작품을 전시했다. 유배객의 절절한 심정이 담긴 사친시(思親詩)를 비롯해 7편의 시들도 볼 수 있다.

유배체험실은 유배과정과 유배지 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유배문학이 탄생한 배경을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장소다. 소 달구지에 실려가는 압송체험을 해 보거나 유배객이 돼 전자 상소문을 쓸 수도 있다.

남해유배문학실에서는 서포 김만중을 비롯한 6명의 대표 유배객을 만날 수 있다. 숙종이 계비 인현왕후를 폐위시키고 희빈 장씨를 왕비로 맞아들이는 데 반대하다가 결국 유배를 떠났던 서포 김만중은 유배 시절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을 썼다. 이 곳에선 주요 유배문학 작품도 검색 할 수 있다.

이날 개관식 및 축하공연과 함께 열린 '제1회 김만중 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장편소설 《육도경》을 쓴 문호성씨가 대상을 받았다. (055)860-8889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