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천하' 끝낸 웨스트우드…200위 밖에서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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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스터스·브리티시오픈 2위…카이머·미켈슨도 1위 '호시탐탐'
김경태 39위로 껑충…최경주 추월
김경태 39위로 껑충…최경주 추월
타이거 우즈(35 · 미국)가 약 5년5개월 동안 지켜온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골프 황제' 자리를 물려받은 선수는 리 웨스트우드(37 · 잉글랜드).
웨스트우드는 세계프로골프투어연맹이 1일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2005년 6월12일부터 281주 연속 1위를 지켜온 우즈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생애 처음 1위가 됐다. 랭킹 포인트는 웨스트우드가 8.29,우즈가 8.13으로 0.16점차다.
지난해 11월 우즈가 호주마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때만 해도 우즈는 랭킹 포인트 16.17점이었고,웨스트우드는 5.92점(5위)으로 비교조차 안되는 수준이었으나 1년도 안된 기간에 웨스트우드가 우즈를 앞질렀다. 우즈가 호주마스터스 우승 직후 플로리다주 올랜드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뒤 성추문,이혼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온 탓이다.
웨스트우드는 유럽 무대에서는 20승을 올린 프로 17년차의 '베테랑'이나 우즈,필 미켈슨(39 · 미국) 등보다 덜 알려져 있는 선수.2000년엔 유러피언투어에서 6승을 올리며 '영국의 타이거 우즈'라는 평가를 들었으나 2001년 랭킹 4위에서 2003년 5월 266위까지 내려가는 부진을 겪다가 상위권으로 복귀한 후 1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오랜 기간 꾸준한 성적을 내며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것.올해 초엔 랭킹 4위였으나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우즈를 제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6월 세인트주드클래식에서는 미PGA투어 2승째를 올렸다.
웨스트우드는 1986년 남자골프 세계랭킹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베른하르트 랑거,세베 바예스테로스,그레그 노먼,닉 팔도,이안 우즈넘,프레드 커플스,닉 프라이스,톰 레이먼,어니 엘스,데이비드 듀발,비제이 싱,우즈에 이어 13번째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가 됐다. 유럽 선수로는 1994년 팔도 이후 16년 만에 1위에 올랐다. 다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 흠이다. 웨스트우드는 메이저대회에서 2위가 최고 성적이고,3위도 세 차례 했다. 메이저대회 우승컵 없이 세계랭킹 1위가 된 것은 웨스트우드가 네 번째다. 우즈넘과 커플스,듀발이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기 전에 세계랭킹 1위가 됐다.
웨스트우드는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생애 최고의 영광이자 그만한 책임도 느낀다"며 "지금은 내가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사람이다"고 기뻐했다. 그의 멘토격인 팔도는 "웨스트우드가 랭킹 1위에 오른 것을 계기로 곧 메이저대회 우승컵도 들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스트우드는 그러나 많은 선수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당장 4~7일 중국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챔피언스에 그를 비롯 우즈,랭킹 3위 마틴 카이머(독일),4위 미켈슨 등 톱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하기 때문이다. 대회 결과에 따라 네 명은 모두 세계랭킹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13개 대회 연속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지난해 챔피언 미켈슨을 주목할 만하다.
한편 김경태(24 · 신한금융그룹)는 지난주 일본골프투어 ABC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힘입어 세계랭킹 39위로 뛰어올랐다.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이다. 또 최경주(46위)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