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이 요즘처럼 각 기업의 관심을 모으며 논의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지속 가능성이란 기업의 운영 프로세스에서 낭비요소를 줄이고 상품에 녹색(green)의 가치를 반영,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기업전략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사고방식과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로안 경영리뷰(Sloan Management Review)와 함께 1500여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2%는 자신이 속한 회사가 어떤 식으로든 지속 가능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속 가능성이 제기하는 도전을 오히려 기회로 삼기 위해 기업들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나이키의 지속 가능 경영 성공전략

현재 지속 가능성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나이키(Nike)를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자사의 노동 관행이 불러온 사회적 비난을 계기로 나이키는 지속 가능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먼저 사실에 기초한 목표를 수립했다. 1990년대 말 나이키는 '폐기물과 독극물에 대해 완전한 폐쇄 루프 시스템(fully closed-loop system),지속 가능 성장 및 수익성'이란 장기 계획을 수립,2020년 달성을 목표로 했다. 2001년 신발 생산 과정에서 낭비되는 원료만 해도 연 7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을 발견한 뒤 '환경을 위한 디자인'이란 원칙을 세웠고,폐쇄 루프 시스템 개발과 재활용 등을 포함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협력업체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2000년 자사 공급망 상의 주요 협력업체들에 눈을 돌린 나이키는 대표적 협력업체인 다우케미컬,듀폰,BASF 등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성 목표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직에 맞는 지속 가능성의 정의를 채택한 것도 주효했다.

나이키는 처음에는 널리 통용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개념인 '자연자본'이나 사람,지구,수익의 세 가지 원칙으로 자사의 지속 가능성을 정의했다가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자사의 기업문화와 환경에 맞는 정의를 채택하고,신발 사업부에서 2020년까지의 목표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자 고위 경영진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키가 선택한 마지막 전략은 과감한 디자인과 원칙 변경이었다.

나이키는 디자인 과정을 재검토한 뒤 생산하는 신발 두 켤레당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원료를 사용하면 신발을 평균 한 켤레 더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대한 나이키의 해결책은 환경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나이키의 사례는 지속 가능성의 목표를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지속 가능성의 목표 달성과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성의 네 가지 유형

지속 가능성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는 기업들이 많다. 이에 따라 BCG는 기업들이 자사의 지속 가능성 노력을 개념화하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틀을 네 가지 유형으로 만들었다. (도표 참조)

첫 번째 유형은 '기본기'에 해당하는 단기적 조치를 취하는 경우다. 모든 기업이 취할 수 있고 또 취해야만 하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지속 가능성 조치로,규제 의무를 준수하거나 낮은 수준의 비용-효율성을 달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기본적 조치를 넘어서는 행동으로 공급망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다.

세 번째 유형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속 가능성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행동이다. 여기에는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든 혁신과 장기적 투자 등이 포함되며,조직 차원의 재정비가 있어야 그 효과가 온전히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

네 번째 유형은 보다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조치들로 외부의 이해당사자와 폭넓은 동맹을 형성하고 경제성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혁신조치다.

지속 가능성은 앞으로 비즈니스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도기업일수록 지속 가능성을 단순한 법적 의무가 아닌 수익과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 생각한다. 지속 가능성의 실행에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은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조직을 변화시키고,새로운 경쟁우위의 원천을 창출해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김도원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