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교육과학기술부가 마이스터고 학생을 삼성전자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맺기로 했다. 이런 유형의 산업체 맞춤형 인재양성 모델이 확산될 경우 정부가 정책적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마이스터고의 성공적 정착과 사회적 인식 개선은 물론, 청년실업 해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인력채용 약정이 아니라 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모형과 교육과정을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기업 출신 산학 겸임교사를 초빙해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능력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이런 유형의 산학협력과 채용 약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마이스터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다면 새로운 교육혁명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들이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관심이 채용 이후에도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우수한 기능 · 기술인력이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실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인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대학으로의 과잉진학 현상, 구직-구인 미스매치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도 교육혁신에 더 적극적인 자세로 화답해야 한다. 교과부는 21개교 중 산업체 출신 교장이 5명, 산학 겸임교원이 73명에 이른다고 말하지만 더 과감한 개방이 필요하다. 지식경제부 등 인력수요 부처들과 공동의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각 수요 부처에 마이스터고 육성을 맡겨 특성화 차별화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