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강력한 실적모멘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4분기부터는 전체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전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향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일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05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기업들의 해당 연도 평균 주가 상승률은 2007년을 제외하곤 모두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턴어라운드 기업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미래에셋증권은 턴어라운드 기대주로 휴대폰 부품업체 시노펙스를 꼽았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에 8억7000만원 영업손실을 냈으나 향후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내년에 터치스크린 시장이 50% 성장할 전망이고,삼성전자의 정전용량 방식 터치폰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주요 공급업체인 시노펙스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 신양은 3분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신양은 무리한 외형성장 전략의 여파로 2008년에 30억원,2009년에 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작년 말 단행한 구조조정과 갤럭시S 판매 호조로 3분기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IBK투자증권은 추정했다.

KTB투자증권은 현대해상의 영업이익이 3분기 250억원을 바닥으로 4분기 700억원,내년 1분기 870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 하나마이크론 HRS 태광 등도 턴어라운드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기업들의 내년도 실적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업황이 부진하지만 내년에는 개선 가능성이 기대되는 업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삼성증권은 건설업종과 금융업종을 내년에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대표 업종으로 꼽으면서 삼성물산과 하나금융을 추천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삼성그룹 공사 수주액이 3조원에 육박하고 내년에도 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이들 물량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충당금 부담이 3분기부터 줄어 들기 시작했고,4분기부터는 순이자마진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2.8% 늘어난 1조6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 턴어라운드

turn around.좁은 의미로는 수년간 적자,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던 기업이 흑자로 전환해 기사회생하는 경우를 뜻한다. 넓게는 업황 개선,구조조정,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기업 이익 수준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것까지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