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車 무섭게 큰다…친환경차 개발 R&D센터만 218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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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등 인수 기술력 속속 확보…상하이차도 "GM 지분 사겠다"
年2000만대 내수시장 발판 美·유럽시장 본격 공략 나서
年2000만대 내수시장 발판 美·유럽시장 본격 공략 나서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3일부터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하는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GM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신들에 비해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GM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상하이차는 작년 말 GM과의 합작법인인 상하이GM의 지분율을 51%까지 끌어올려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보한 상태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후발주자인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단순히 외형 확대 수준을 넘어 선진 업체들의 기술력을 흡수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현대 · 기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업계에 최대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진국 공략하는 중국업체들
일본 포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 연구 · 개발(R&D) 센터 수는 총 218개로, 2년 전에 비해 40% 이상 늘어났다. 전체 R&D센터(473개)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6.1%에 달한다. 최근 설립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R&D 센터는 대부분 친환경차 개발분야에 집중돼 있다. 선진국을 단번에 따라잡을 수 있는 부문이란 판단에서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의 투자로 유명해진 BYD는 내년에 전기차 E6를 미국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가격은 4만달러 정도다. 지리자동차는 최근 스웨덴 볼보 인수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했다. 이로써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진베이는 '브릴리언스'란 이름으로 신흥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데 이어 미국과 유럽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한국에도 상용차 조립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치루이는 스페인에 10억 유로를 들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중국 완성차 업체로선 처음으로 유럽에 생산시설을 갖게 된다.
상하이차는 올 상반기 GM과 공동으로 인도 내 합작사를 설립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58억7000만 위안(한화 9783억원)의 순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늘어난 수치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 및 친환경차 전략을 통해 10년 내 주요국 경쟁업체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에서 최대 1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란 게 맥킨지의 예상이다.
◆중국,내년엔 1900만대 시장으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매년 10%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작년 기준 1360만대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됐고 올해 1700만대,내년 1900만대에 이어 2020년 3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포린 연구소는 2008년 중국 내에서 생산된 승용차 종류가 272개였는데,2012년까지 351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는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발맞춰 조만간 베이징 제3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내년 초엔 쓰촨난쥔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세워 상용차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일본 닛산은 둥펑차와 함께 중국 시장을 위한 자체 브랜드를 내기로 했다. 새 브랜드명은 '아침의 별'이란 뜻의 '치천(Qichen)'이며,2012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업체들의 내수 점유율은 47.3%로,작년보다 2%포인트 확대됐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및 토종업체 지원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연산 200만대 이상 규모의 글로벌 업체 1~2개와 100만대 규모의 업체 7~8개를 키운다는 목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