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투자 1세대로 M&A(인수ㆍ합병) 업계 대부로 통하는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절묘한 시점에 자사 지분을 대량 매입하는 투자수완을 발휘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성문 회장은 올 5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KTB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5월 3일 200만주 매입을 시작으로 이 기간 사들인 의결권 있는 보통주는 622만5010주에 이른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의 KTB투자증권 지분율은 기존 10.14%(611만3946주)에서 20.46%(1233만8956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권 회장의 지분 취득이 완료된 이후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 들어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이 회사 주가는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하더니 10월 한 달 동안 약 30% 올랐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0.5% 오르는데 그쳤고, 증권업종 지수는 오히려 소폭 뒷걸음질 친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상승세였다. KTB투자증권 주가는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일 11.15%의 상승률을 보였다.

권 회장 뿐 아니라 다른 주요 임원들도 최근 자사 주식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권 회장과 함께 대표를 맡고 있는 주원 부사장은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4만주(0.07%)를 매수했고, 올 초 IB(투자은행) 본부장으로 영입된 양두승 부사장과 리서치센터 헤드를 맡고 있는 박희운 상무 또한 각각 2만7010주(0.04%)와 4만5000주(0.07%)를 7월과 9월에 매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발전 가능성과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 반응"이라며 "최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는 것도 이 때문인 듯 싶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달 5일부터 전일까지 20거래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KTB투자증권 주식을 순매수하며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 이 기간 기관이 사들인 KTB투자증권 주식은 207만여주에 달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