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분양률 안 밝히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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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부문 애널리스트인 저도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나 아파트 계약률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회사 설명을 무턱대고 믿을 수도 없고…."
한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는 "건설업계 매출은 해외 수주와 주택 사업이 대부분인데 수익성을 따져볼 수 있는 분양 성적이 공개되지 않아 기업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 인기에 힘입어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하면 '잘 된다고 한다'가 맞다. 해당 건설사들은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지만,공정한 기관이나 제3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어서다.
최근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발표된 한 오피스텔 예정지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지만,경쟁률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귀띔했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분양률을 높이려고 경쟁률을 뻥튀기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도 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한 명이 10채를 청약하는 경우도 많고,청약했다가 계약 때 프리미엄이 붙지 않으면 취소하는 사례가 다반사"라며 "계약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나 수요자 입장에선 중요 정보인 계약률을 파악하기가 더 힘들다. 경쟁률은 회사 측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발표하지만,계약률은 아예 꽁꽁 숨기는 경우가 많다. 금융결제원을 통해 청약경쟁률을 발표하는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계약률은 60~70% 수준"이라고 말하는 게 건설업계 관례가 됐다.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경쟁률 · 계약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에 상장한 건설사들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파트 초기 계약률이나 오피스텔 관련 정보를 자율공시 사항으로 정해 개인 투자자들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양 계약률을 시공사(건설사) 실적으로 반영토록 하는 등의 실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물론 상장 건설사의 공시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재후 건설부동산부 기자 hu@hankyung.com
한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는 "건설업계 매출은 해외 수주와 주택 사업이 대부분인데 수익성을 따져볼 수 있는 분양 성적이 공개되지 않아 기업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 인기에 힘입어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하면 '잘 된다고 한다'가 맞다. 해당 건설사들은 청약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지만,공정한 기관이나 제3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어서다.
최근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발표된 한 오피스텔 예정지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지만,경쟁률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귀띔했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분양률을 높이려고 경쟁률을 뻥튀기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도 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한 명이 10채를 청약하는 경우도 많고,청약했다가 계약 때 프리미엄이 붙지 않으면 취소하는 사례가 다반사"라며 "계약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나 수요자 입장에선 중요 정보인 계약률을 파악하기가 더 힘들다. 경쟁률은 회사 측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발표하지만,계약률은 아예 꽁꽁 숨기는 경우가 많다. 금융결제원을 통해 청약경쟁률을 발표하는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계약률은 60~70% 수준"이라고 말하는 게 건설업계 관례가 됐다.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경쟁률 · 계약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에 상장한 건설사들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파트 초기 계약률이나 오피스텔 관련 정보를 자율공시 사항으로 정해 개인 투자자들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양 계약률을 시공사(건설사) 실적으로 반영토록 하는 등의 실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물론 상장 건설사의 공시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재후 건설부동산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