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0년간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넥스트11(Next11)' 국가들이 세계경제의 축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그 중에서도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입니다. "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53 · 사진)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머징마켓의 성장을 견인하는 메가트렌드'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머징 국가들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극명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9월 취임한 오닐 회장은 2003년 브릭스,2005년 넥스트11(한국 터키 이집트 인도네시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베트남 방글라데시 이란) 신조어를 개발한 주인공으로,글로벌 경제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을 짚어내 주목을 받아왔다.

오닐 회장은 "상위 20개 이머징 국가의 소매 판매여력은 6조6000억달러로,미국(10조5000억달러)에 따라붙고 있으며 10년 뒤에는 20조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년 뒤 미국의 3분에 2에 육박하고,브릭스의 GDP 합계는 8년 뒤 미국과 동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릭스 국가에는 골고루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중국은 이미 일본을 제친 데다 나머지 브릭스 국가를 합한 경제 규모를 지니고 있어 매우 흥미롭고,인도도 그에 버금간다"며 "브라질은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기 투자국이고,러시아는 좀 뒤처지지만 가장 싸기 때문에 적어도 1년간 전망이 좋다"고 설명했다.

넥스트11 국가 중에선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10년내에 한국의 GDP가 세계 10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며 "생산성과 경제활동인구 등을 감안하면 2050년 성장잠재력지수(GES)는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이머징 국가들이 주도하는 향후 글로벌 증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오닐 회장은 "전 세계 증시는 이미 15개월 전 대세상승장에 진입했고 아직 버블에는 근접하지도 않았다"며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질 때까지 대세상승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뜻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은 높을수록 주가 전망이 좋다"며 "과거 25년 평균치는 3.0~3.5%이지만 현재 리스크 프리미엄은 비관적으로 봐도 5.0%에 달할 만큼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오닐 회장은 4일 새벽(한국시간)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이 글로벌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FRB가 미국 경제의 침체를 막기 위해 2차 양적완화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후 달러 약세가 가속화해 전 세계적으로 증시 부양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글로벌 환율 전쟁과 관련해선 "글로벌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는 과장돼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