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그물망 복지" vs 김문수 "맞춤형 복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나라 최고ㆍ중진회의 첫 참석
복지정책 방향 놓고 신경전
吳 "당이 많이 도와달라" 당부
金 "지자체와 소통 부족" 지적
복지정책 방향 놓고 신경전
吳 "당이 많이 도와달라" 당부
金 "지자체와 소통 부족" 지적
한나라당의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 · 중진연석회의에 처음 참석,당심잡기 경쟁을 별였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의 첫 중앙무대 데뷔전답게 두 사람은 복지정책과 당의 정체성 문제 등에서 경쟁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복지분야에서 오 시장은 '서울형 그물망 복지'를, 김 지사는 '맞춤형 복지'를 제시했다. 서울형 그물망 복지는 희망플러스 통장이나 희망 인문학,서울형 데이케어 등 자립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공공형 사업이다. 오 시장은 "야당은 보편적 복지로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자립형 복지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좌파지만 실용주의 노선으로 가난에 빠진 2000만명을 구제했고 퇴임 시에도 지지율이 80%가 넘어 정권재창출까지 성공했다"며 "현재 서울시 의회 지형이 용이하지 않아 어려운 의견 교환을 하고 있지만 나는 한나라당과 서울시의 복지정책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지사는 현장중심,사람중심의 복지를 강조하며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복지정책'을 내세웠다. 김 지사가 강조하는 맞춤형 복지는 다양한 수급자들의 서로 다른 필요에 맞춰 적시적소에서 복지정책을 펴는 게 핵심이다.
김 지사는 "젊은이에겐 일자리가 복지이고 아픈 사람에겐 치료가 복지"라며 각 연령,계층,지역에 맞는 복지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서울과 경기도는 다르다"며 "지역별로 차이가 많이 나고 그걸 인정해야 한다"고 서울시 복지정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당과 관련한 발언에서도 오 시장은 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반면,김 지사는 당의 소통부족을 지적해 대조를 이뤘다. 오 시장은 "야당이 다수인 시의회와의 협상과 힘겨루기에 당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휩쓸리기 전에 무엇이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인지 당에서 노선을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국가적인 문제는 국가적으로 풀고,지방의 문제는 지역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며 "국가의 미래 의제를 다루는 당과 지자체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의시작 전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김 지사에게 "내 몫까지 다 말하라"고 분위기를 띄웠지만 홍준표 최고위원이 "도정만 얘기하고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말라"고 맞받아쳤고 김 지사가 "경기도는 모든 것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오늘은 도정만 말하겠다"고 하는 등 '뼈있는 농담'이 오갔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