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자 개인투자자들도 주식 매수를 재개하고 있지만 타깃이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개인들은 정보기술(IT) 블루칩에 집중 '러브콜'을 보냈지만 최근 한 달간은 금융주를 대거 사들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랠리를 시작한 지난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74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주력했다. 그러나 지난달 6일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돌파한 이후 주식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3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신한지주(순매수액 3221억원)가 3위에 올랐고 하나금융지주(1839억원 · 5위) 삼성생명(1182억원 · 8위) 등 3개가 금융주로 채워졌다. IT주는 삼성전자(4552억원 · 2위)가 유일했다. 반면 지난 8월에는 상위 10개 종목 중 5개,9월엔 4개가 IT주였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하반기 들어 IT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자 개인들이 적극 저가매수를 했는데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실망매물을 쏟아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개인들의 금융주 매수도 저가매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12개월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금융업종 주가수익비율(PER)은 6.63배로 유가증권시장 평균(9.68배)에 크게 못 미친다.

금융주 반등시점에 대해선 신중론이 우세한 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주 부진이 해소되려면 부동산 시장이 추세적인 상승세로 돌아서야 한다"며 "외국인도 지배구조 이슈 때문에 여전히 매수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