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영국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줄이고 대학 학비를 최고 3배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데이비드 윌렛 대학 담당 차관은 3일 하원에 출석해 대학들이 학생에게 연간 최고 9000파운드(약 1620만원)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WSJ는 영국 정부의 이같은 방안이 현재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대학들이 학생에게 받는 학비 상한선 3290파운드에 비해 3배 가량 인상된 금액이라며 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하지만 윌렛 차관은 연간 6000파운드 이상의 학비를 받으려면 대학은 반드시 빈곤층 학생들을 위해 정원을 할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대학생들은 현재 학비를 정부로부터 대출받은 뒤 취업 이후 연봉 1만5000파운드가 되는 시점부터 상환한다.정부는 학비 상한선을 높이면서 상환 시점을 연봉 2만1000파운드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대학들은 재정을 학생 납부금 29%,정부 보조금 35%,연구지원금·기부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대학들은 긴축 예산으로 인해 정부의 대학 보조금이 줄어드는 것을 기회로 삼아 학비 책정을 자율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해왔다.영국 현지 언론매체들이 이번 학비 인상이 연립정부 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동거를 해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민주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대학 학비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보수연정에 참여한 이후 5개월 만에 핵심 지지층에 등을 돌리는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자유민주당의 청년 조직인 리버럴 유스는 이날 “현재의 부담만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가 되면 빚더미에 내몰린다”며 계획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반드 당수는 하원에서 “연립정부가 약속을 깨고 학비를 대폭 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