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 7공주(투자자문사 집중 편입종목)'에 편입되며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던 제일모직이 실적 부진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증시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IT(정보기술) 업황의 부진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이트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전일 장 마감후에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344억원과 965억86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1%와 25.6%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5.7%와 6.8% 감소한 수치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제일모직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당사 리서치센터의 추정 실적 대비 각각 7%와 20%를 하향한 수준"이라며 "전방 IT(정보기술)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주력 케미칼과 전자소재의 실적이 저조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제일모직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2분기까지 주가는 연초부터 상승해 9월 신고가를 찍을 때 까지 상승률이 약 93%에 육박했다. 하지만 9월 이후 실적 부진 우려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종가는 9만2500원으로 신고가 이후 약 15% 밀렸다.

부진한 실적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4분기 실적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패션 사업의 실적 개선은 기대되지만 IT경기 둔화 우려로 실적 회복세가 지연될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유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 전자재료 부문에서 TV용 편광필름의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외형 증대 요인은 기대된다"면서도 "전방 IT(정보기술) 경기 둔화 요인 감안시에는 큰 폭의 수익 증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케미칼 부분에서도 ABS(아크릴로니트릴 · 부타디엔 · 스티렌)를 중심으로 범용 제품 판가의 상승 등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스티렌 모노머(SM), 부타티엔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재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4분기 제일모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0.9%와 19.6% 감소한 1조2238억원과 77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방산업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중에 업황의 바닥을 지난 후에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실적의 단기적 악화보다는 중장기적 이익성장의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업황이 바닥권을 통과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038억원으로 다시 네 자리수로 진입할 것"이라며 "지난달 이후 본격 가동된 TV용 편광필름 매출과 패션의 성수기 진입에 따른 영업환경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