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는 수업 시간이고 액체는 쉬는 시간,기체는 방과 후 같은 상태야."

《소설이 묻고 과학이 답하다》는 제목 그대로 소설처럼 쓴 과학 이야기다. 과학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다는 중학교 국어 교사 '소설 읽는 봉구'가 동료 과학 교사인 '과학하는 곰'에게 지구의 탄생부터 미래까지 묻고 답하듯 풀어 썼다.

고체 · 액체 · 기체 이야기는 지구의 탄생에 관한 설명이다. 우주 빅뱅이 있은 후에 플라즈마 상태를 벗어난 지구가 식으면서 지구 덩어리를 감싸고 있던 수증기는 오랜 기간 비를 뿌렸고,그 결과 바다가 형성됐다는 설명을 맛깔나게 풀어냈다. 본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이(알갱이)들이 수업 시간엔 고정된 자리에 앉아 있고,쉬는 시간에는 멀리 가진 못하지만 움직이는 놈들도 있고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하며,방과 후엔 아무 구속 없이 뿔뿔이 흩어진다는 이야기다.

공룡의 멸종에 대해선 당시 공룡이 느꼈을지도 모를 심리를 추측해 보기도 한다. "수만년 넘게 적수 없이 군림하던 존재였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대에게 종말을 통보받았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

지구 자전과 공전에 관한 이야기에선 아이스링크 가장자리를 돌고 있는 김연아 선수를 등장시켜 설명한다. 그는 24시간에 한 바퀴씩 제자리 회전을 하면서 하루에 1도씩 코너를 도는 지구라는 것.이때 '소설 읽는 봉구'의 한마디가 미소를 짓게 한다. "연아를 너무 힘들게 하지마."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