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골프투어에 다녀온 골퍼라도 캄보디아 골프투어는 생소할 듯하다. 캄보디아 정부 차원에서 외국 관광객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 6~7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골프장은 수도 프놈펜에 세 곳,관광지 시엠리아프(Siem Reap)에 세 곳,총 여섯 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골프장이 많지 않다고 해 캄보디아 골프투어를 낮잡아 봐서는 안 된다. 시엠리아프 소재 3개 골프장은 모두 프로골프대회를 열 정도로 손색이 없다. 전장이 길고,레이아웃은 여느 챔피언십코스 못지않다. '레귤러 티'를 기준으로 18홀 전장은 6200~6600야드에 달한다.

시엠리아프 골프투어의 또다른 장점은 이동거리가 짧다는 것.시엠리아프공항에서 호텔이나 골프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15~30분이다.

◆이동거리 짧고,코스 레이아웃 뛰어나

캄보디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시엠리아프는 앙코르와트 사원과 인접해 있다. 이곳의 세 골프장 가운데 포키트라CC가 가장 먼저 생겼고,앙코르GC는 개장한 지 3년째다. 시엠리아프레이크CC는 신생 골프장이다. 포키트라CC는 야자수와 워터해저드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지난해 아시안PGA투어 조니워커캄보디아오픈이 열렸고 올해도 다음 달 초 제2회 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 골프장의 잭 헤지 매니저(영국)는 "프로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코스가 도전적이어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좋은 스코어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자릿수 핸디캡을 자랑하는 아마추어 '고수'들이라면 이 골프코스에 도전해볼 만하다.

2008년 1월 오픈한 앙코르GC는 제주 나인브릿지클럽처럼 페어웨이에도 벤트그래스를 심었다. 티샷을 하고 두 번째 샷을 하는 장소로 이동할 때 느낌이 카펫을 밟는 듯하다. 그만큼 코스 관리가 돋보인다. 메이저대회 6승 경력의 닉 팔도(영국)가 설계했다. 특히 페어웨이 양옆이 온통 벙커밭인 13번홀(파5)이 인상적이다.

아담 로버트슨 앙코르GC 매니저는 "우리 코스는 모든 골퍼들이 자신의 기량에 맞는 테스트를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오픈대회를 개최해도 손색없는 코스라는 얘기다. 프로 통산 28승을 거둔 호주의 로저 데이비스(59)는 지난달 프로 17명과 아마추어 35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곳에서 열린 빅토리아 앙코르리조트 프로암대회에서 우승했다.

세 골프장 가운데 가장 최근(2009년 2월)에 들어선 시엠리아프레이크CC는 한국인 소유다. 중견기업 경안전선이 일본인 설계가 사토 겐타로에게 의뢰해 조성한 골프장이다.

러프 잔디가 질기고 억센 버뮤다그래스인 것이 눈에 띈다. 따라서 그린 주변에서 칩샷을 할 때 볼이 프린지나 러프에 떨어지면 급제동이 걸린 것처럼 얼마 굴러가지 않는다. 페어웨이 폭은 앙코르GC나 포키트라CC보다 넓어 마음껏 샷을 할 수 있다. OB 말뚝이 거의 없으므로 물만 피하면 장타자들의 천국이요 '대통령 골프'라 할 만하다.

◆그린피는 비싼 편…여름 장비 준비해야

골프장 수가 적고,주변이 관광지여서 시엠리아프 지역 골프장 그린피는 싸지 않다. 회원권이 없는 비지터의 경우 그린피는 100~120달러다. 캐디피와 카트 사용료가 50달러 정도 들어간다. 보통 골퍼 한 명에게 카트 한 대와 캐디 한 명이 배치된다. '1인 1캐디 1카트' 시스템인 것.한 라운드에 기본적으로 150달러(약 17만원)는 든다는 얘기다. 물론 단체 관광객들은 할인해준다.

캄보디아 날씨는 건기(11~4월)와 우기(5~10월)로 나뉜다. 지금은 건기로 서늘하고 라운드하기에 적합하다. 아침 최저 기온은 20도,낮 최고 기온은 28도 안팎이다.

◆인천공항서 5시간…109만원부터

시엠리아프 패키지 골프투어상품은 크게 두 가지다. 골프만 54홀(3라운드) 하는 상품과 골프 36홀에 앙코르와트 사원 관광이 포함된 상품 모두 최소비용이 109만9000원이다.

항공편은 매일 두 편. 성수기에는 전세기도 운행되므로 편리하다. 인천공항에서 시엠리아프공항까지 5시간가량 소요된다. 하나투어(www.hanatour.com)의 인기 상품은 목요일 밤에 출발해 월요일 아침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02)725-6100

시엠리아프=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