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마이스(MICE)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전시 및 컨벤션 산업으로 통하는 마이스산업은 무역활성화, 내수경기 진작, 일자리 창출, 관광수지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국격(國格) 높이는 수단

전시회는 각국의 교역확대와 산업발전의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 미국 기업의 91%가 전시회에서 구매 정보를 얻고, 독일의 경우 교역의 60~70%가 전시회를 통해 성사된다. 특히 첨단 기술의 경연장인 전시회는 산업발전방향 제시, 기술발전, 산업정보 교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보기술(IT)분야의 최대전시회인 독일 하노버 CeBIT,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등이 대표적이다.

회의산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전후방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 미래형 신 성장동력 산업으로 분류된다. G20정상회의, 다보스포럼 등 국제회의가 열릴 때 개최 도시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따라서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국가와 개최도시의 이미지는 크게 높아진다. 세계 주요국들이 마이스산업을 경제성장 및 고용창출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도 지난해 17대 신 성장동력으로 마이스산업을 선정하면서 2018년까지 약 48만명의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마이스산업이 '굴뚝 없는 황금산업' 으로 불리는 것도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인프라 부족으로 경쟁력 취약

전시회와 컨벤션 산업이 발달하면 개별 기업의 국제마케팅 비용 및 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수출기업의 대외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해외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국내에서 쉽게 바이어를 발굴할 수 있고 수출을 늘리는 기회가 된다. 그러나 국내 마이스산업의 인프라는 초라한 수준이다.

한국도 외형적으로 성장을 거듭해 전국 12개 전시 · 컨벤션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시장 면적은 23만2000㎡로 미국(636만㎡) 중국(351만㎡) 독일(311만㎡)에 크게 뒤처졌으며, 서울(6만4200㎡)은 경쟁상대인 상하이(12만6500㎡) 싱가포르(12만2600㎡) 등에 비해 규모의 경쟁력이 취약하다. 순수 전시면적 기준으로 한국은 100대 전시회를 하나도 개최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마이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45%에 불과하다. 호주(2.5%)나 싱가포르(1.9%)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스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마이스산업 경제 규모(2007년)는 3조7000억 원을 넘었다. 영화산업(3조2000억원)을 이미 추월했으며 외국인이 마이스산업에 지출한 규모(외화 가득액)는 연 11억7000만 달러로 게임(7억8000만 달러), 출판(2억1000만달러), 캐릭터(1억5000만달러)산업의 지출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이뿐 아니라 국제회의(한국 개최) 참가자의 경우 1인당 평균 2488달러(일반 관광객의 1.95배)로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도가 크다. 유럽과 호주의 경우 마이스산업 참가자의 소비액이 일반 관광객보다 무려 5배나 높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마이스산업은 단순히 시설이나 특정 기업의 서비스 수준으로 경쟁력이 결정되기보다는 도시이미지와 관련 인프라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적어도 도시 차원에서 산업 전략을 디자인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계기로 한 단계 도약

서울 G20 정상회의는 한국 마이스산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200년 ASEM(서울) 2005년 APEC(부산) 개최 후 전시회 및 국제회의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제5차 G20 정상회의는 국내 전시 컨벤션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 전시 · 컨벤션 인프라를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특히 COEX, KINTEX, 송도컨벤시아를 잇는 전시 · 컨벤션 3각 벨트를 구축하고, 글로벌 톱 전시회 발굴 등 마이스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국내 마이스 업계도 G20 정상회의 개최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아시아패션연합회 총회(2011년, 1만5000명 참가),로터리 서울대회(2016년,6만여 명 참가) 등 대형 국제회의를 대거 유치할 예정이다.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