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펀드의 리스크는 일반 펀드보다 큽니다. 그렇다고 코스피에 투자하는 이 펀드가 해외 이머징마켓 펀드보다 더 위험한가,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코스피200지수 대비 1.5배의 수익을 추구하는 'NH-CA 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가 출시 1년 4개월만에 15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올해 들어서만 15조원이 빠져나간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서우석 NH-CA자산운용 AI팀장(사진)은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투자자의 성향에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1999년에 SK증권에 브로커로 입사해 증권업계에 발을 디뎠다. 현대해상투자자문 창립멤버로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운용했고, 그 후에는 NH-CA의 AI(대안투자)팀에서 채권펀드 및 재간접펀드·구조화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운용해온 경력자다.

NH-CA 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는 코스피200 수익률의 150%에 연동되도록 만들어진 펀드다. 코스피200지수가 1% 올랐다면 이 펀드의 수익률은 1.5% 오르고, 반대로 하락할 땐 그만큼 하락폭이 크다.

최근 1년 수익률이 27%대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19%)을 웃돌고 있다.

서 팀장은 "자산이 크지 않은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많지 않은 자금을 여러군데 분산투자하기 어렵다"며 "레버리지 펀드를 이용해 오히려 효율적인 분산투자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과 주식에 50대 50으로 투자하는 대신 레버리지 주식형에 30을 투자해 1.5배 효과를 누리고, 나머지 70으로는 채권을 사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펀드라고 하면 투기적 성향이 강하고 위험한 상품이라고 생각하는데, 1.5배 레버리지는 국내 투자자들이 이미 감수했던 수준의 리스크입니다."

서 팀장은 "대형주 위주인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와 중국,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해외펀드 중 어떤 것이 더 변동성이 높겠느냐"고 반문했다.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판매사도 처음 10개에서 지금은 35개까지 늘어났다. NH-CA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 중에는 가장 많은 판매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투자자의 성향이 단기 투자자와 장기 투자자로 나뉜다는 것이다.

그는 "수탁고의 절대적인 금액은 은행이 크지만, 유출입은 증권사를 통해 더 활발히 나타난다"며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은행권 고객들은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고, 증권사 고객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를 바라고 짧게 가입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기 투자자들은 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시점에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해 높은 수익률을 내고자 이 펀드에 많이 가입한다.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으니 부담도 적다.

적립식으로 꾸준히 납입하는 장기 투자자들에게도 강점이 있다. 레버리지 펀드는 일일 기준으로 코스피 대비 150%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복리 효과로 더 극대화된 수익률 상승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 팀장은 "펀드가 출시된지 1년이 넘었는데 성향이 다른 투자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