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만 '스트레스 테스트'가 있는 게 아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을 성공적으로 끌어가려면 최고경영자(CEO) 역시 엄격한 자기 성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미국 경영 월간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제안했다.

HBR은 최신호(11월)에서 로버트 사이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25년간 연구해온 '기업 전략을 위한 7가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CEO가 자신이 이끄는 회사의 장 · 단점을 제대로 숙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고 맞춤 전략을 쓰는지 살펴야 한다.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 지역 담당 매니저를 둬 국가별로 철저하게 현지화했다. 영국에선 아침식사 메뉴에 오트밀을 포함시켰고 포르투갈 매장에선 수프를 서비스했다. 프랑스에서 파는 햄버거 위엔 치즈를 잔뜩 얹었다.

둘째는 투자자와 임직원,고객 중 누구에게 최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업체의 특성과 사업 방향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누구를 가장 중시하든지 간에 이 과정에서 사내 소통은 필수다. 셋째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 많은 건 아닌지 돌이켜보라는 게 사이먼 교수의 주문이다. 정보와 기술의 과잉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게 경영범위를 제대로 설정했는지는 넷째로 따져봐야 할 항목이다. 다섯째로 CEO 본인이 '창의적인 긴장'을 제대로 만들어내는지,여섯째로는 임직원들끼리 자발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는지 반성하라는 게 사이먼 교수의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CEO를 불면증에 시달리게 만들 만큼 골치 아픈 요소들이 뭔지 되돌아봐야 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