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 톱랭커 78명이 출전한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챔피언스 1라운드가 열린 4일 중국 상하이의 서산인터내셔널CC(파72) 2번홀(파5).이번 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247야드를 남겨두고 친 두 번째 우드샷이 그린 뒤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인코스(후반 9홀)부터 출발해 4타를 줄인 웨스트우드에게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1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이 그린 언덕을 넘어 핀 2m 거리에 멈춰섰다. 웨스트우드는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웨스트우드는 세계 1위에 오른 뒤 처음 출전한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7언더파 65타로 경기를 마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이은 단독 2위.웨스트우드는 세계 1위의 조건이 '위기 관리'라는 것을 보여줬다. 4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 앞에 떨어진 뒤 어프로치가 컵 2.5m에 못 미쳤으나 파를 잡았다. 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뒤 나머지 두 홀에서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282주 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우즈도 모처럼 부활 샷을 선보이며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인코스에서 시작한 우즈는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뒤 16번홀(파4)에서 첫 번째 버디를 잡았다. 아웃코스인 2번홀(파5)부터 3개홀 연속 버디 퍼트를 성공하는 등 전성기 때를 연상시키는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했다. 우즈는 7번홀(파4)에서도 갤러리 수천명의 응원에 버디로 화답했다. 특히 이날 먼 거리의 파 퍼트도 대부분 실수 없이 컵에 떨어뜨리는 등 경기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서운 10대' 노승열(19 · 타이틀리스트)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 속에서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노승열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수확,5언더파 67타(공동 3위)를 기록했다.

트위터에 '내일 필 미켈슨(미국)과 세계 1위 리 웨스트우드랑 같이 칩니다. 후덜덜'이라고 익살스러운 글을 남긴 양용은(39)은 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컵으로 사라지는 이글을 뽑아냈다. 양용은은 동반플레이어 미켈슨과 같은 3언더파 69타(공동 9위)를 적어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