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세계최대 LCD 시장에 '교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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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LCD공장 건설 허가
日·대만社 앞서 시장 선점…세계점유율 60% 돌파 기대
국내 장비업체 동반 진출도
日·대만社 앞서 시장 선점…세계점유율 60% 돌파 기대
국내 장비업체 동반 진출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8개월여 만에 중국 정부의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건설 허가를 따내 시장 지배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일본 · 대만 업체들에 앞서 허가를 받으면서 내년께 북미를 제치고 세계 1위 시장이 될 중국을 선점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다.
관련 장비 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 대만의 협력 관계가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첨단산업 분야로 한 · 중 협력을 확대하게 된 것도 앞으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최대 LCD TV 시장 선점 기회
삼성전자는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와 약 2조6000억원을 합작 투자해 7.5세대 LCD 공장을,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와 약 4조7000억원을 합작 투자해 8세대 LCD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두 회사가 앞다퉈 중국 투자를 서두른 것은 중국이 북미에 이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업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LCD TV 시장이 올해 3900만대로 북미 시장(4100만대)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성장하고 내년에는 4400만대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투자로 한국 기업들은 신속한 현지 조달체계를 갖출 수 있게 돼 중국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치메이이노룩스(CMI),일본 샤프 등도 중국에 LCD 공장 설립 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한국기업들의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은 49.9%로 3분기에는 50%대를 돌파했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까지 선점하게 되면 점유율 60%대 돌파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장 가동 계획 다소 늦춰질 수도
중국 정부의 투자 허가는 업계의 당초 예상보다 7개월 가까이 늦게 결정됐다. 이에 따라 당초 수립한 공장 설립 계획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쑤저우 공장을 내년 말,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을 2012년 가동할 예정이었다. 양사는 LCD 라인 구축 전문가(기획,라인 설계,건설,셋업 등) 수십명으로 구성된 중국 팹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준비를 해와 허가가 공식화되면 바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허가 과정이 지연됨에 따라 공장 가동 시기도 당초 목표 보다 6개월 이상 늦춰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비 등 공장 설비를 마련하는 데 일정기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CD 시황이 악화된 것도 관련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다. LCD TV 시장의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아가는 40~42인치 패널 가격은 지난 4월 340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6개월 연속 하락하며 270달러까지 내려갔다. 수요 감소로 대부분의 업체들은 3분기 상당량의 감산까지 해야 했다. 내년 1분기 시장 반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북미 · 유럽 시장의 수요 회복 변수가 많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첨단 분야 한 · 중 협력 강화 기회
업계에선 일본 기업 대신 한국 기업에 투자 허가가 나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LCD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한 · 중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 · 중 수교가 맺어진 1992년 톈진법인을 처음 설립했고 LG전자는 이듬해 후이저우 법인을 시작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다른 다국적 기업에 비해 10년 가까이 뒤늦게 중국 시장에 들어갔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이를 극복해왔다.
중국삼성은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18억달러(약 50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LG그룹 중국법인들도 그룹 매출의 3분의 1 수준인 270억달러(32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LCD 투자 허가로 중국 기업들과 두터운 파트너십을 과시,앞으로 첨단 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허가가 확정되면 양국 기업들의 긴밀한 협력을 첨단 분야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