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숙한 교통문화 보여줄 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1800만대에 육박한다. 세대당 자동차를 1대씩 갖고 있는 셈이다. 1000만명이 사는 서울에서는 290만대가 운행 중이다. 이로 인해 평균속도는 시속 16㎞에 불과하다. 교통혼잡은 일상화된 상태다. 이러한 교통여건에서 오는 11일과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주요 도로의 통제는 불가피하다. 정상급 32명을 포함한 각국 대표단이 이동할 때 경호안전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런던,피츠버그,토론토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상회의장 및 숙소 인근을 폐쇄하고 주변지역 교통을 막았다. 반면 철저한 교통대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도시에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기도 했다. 제1차 워싱턴 회의 당시 브라질 대표단이 백악관 만찬에 1시간20분이나 늦게 도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교훈 삼아 정부는 서울지역 자동차 2부제,수도권 지하철 · 버스 수송력 증대 등을 골자로 한 교통대책을 수립했다. 11일은 번호판 마지막 숫자가 홀수인 차,12일에는 짝수인 차가 서울에서 운행하면 된다.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자동차 2부제는 우리에게 낯선 대책은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2000년 ASEM 정상회의 때도 자동차 2부제를 실시했다. 중국도 2007년 다롄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시행한 바 있다.
다만 종전의 자동차 2부제는 강제적으로 시행되었지만 이번에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교통문화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시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든 여건이 10년,2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만큼 굳이 강제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인 시민참여에 의한 교통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근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요즘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 때 귀성,귀경 하루 이동인원은 평소의 두 배 수준인 600여만명에 이른다. 과거만 해도 주요 교통대책으로 서초IC 등 수도권 주요 IC에서 자동차 진출입을 막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도 명절 때 고속도로가 비교적 원활하게 소통되는 편이다.
주된 원인은 운전자들이 방송,인터넷,휴대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입수한 뒤 혼잡시간대를 피해 운전대를 잡거나 운전하면서 덜 막히는 도로로 옮겨 타기 때문이다. 즉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맞춰지듯이 교통정보와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교통량도 자동 조절되는 셈이다.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개최국이자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시민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행사기간 중 자동차 2부제에 적극 참여하고 대중교통을 애용했으면 한다. G20 서울 정상회의가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치를 한층 향상시키는 소중한 계기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교통문화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구본환 <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 >
우리보다 앞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런던,피츠버그,토론토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상회의장 및 숙소 인근을 폐쇄하고 주변지역 교통을 막았다. 반면 철저한 교통대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도시에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기도 했다. 제1차 워싱턴 회의 당시 브라질 대표단이 백악관 만찬에 1시간20분이나 늦게 도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교훈 삼아 정부는 서울지역 자동차 2부제,수도권 지하철 · 버스 수송력 증대 등을 골자로 한 교통대책을 수립했다. 11일은 번호판 마지막 숫자가 홀수인 차,12일에는 짝수인 차가 서울에서 운행하면 된다.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자동차 2부제는 우리에게 낯선 대책은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2000년 ASEM 정상회의 때도 자동차 2부제를 실시했다. 중국도 2007년 다롄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시행한 바 있다.
다만 종전의 자동차 2부제는 강제적으로 시행되었지만 이번에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교통문화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시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든 여건이 10년,20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만큼 굳이 강제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인 시민참여에 의한 교통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근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요즘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 때 귀성,귀경 하루 이동인원은 평소의 두 배 수준인 600여만명에 이른다. 과거만 해도 주요 교통대책으로 서초IC 등 수도권 주요 IC에서 자동차 진출입을 막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도 명절 때 고속도로가 비교적 원활하게 소통되는 편이다.
주된 원인은 운전자들이 방송,인터넷,휴대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입수한 뒤 혼잡시간대를 피해 운전대를 잡거나 운전하면서 덜 막히는 도로로 옮겨 타기 때문이다. 즉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맞춰지듯이 교통정보와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교통량도 자동 조절되는 셈이다.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개최국이자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시민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행사기간 중 자동차 2부제에 적극 참여하고 대중교통을 애용했으면 한다. G20 서울 정상회의가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치를 한층 향상시키는 소중한 계기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교통문화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구본환 <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