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장인의 은퇴 연령은 평균 57.14세(2009년 말 현재,고용노동부 통계)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0세(세계보건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은퇴 후 23년간 소득이 거의 없거나 예전보다 적은 소득으로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미국 노동부는 2007년 '노후준비를 위한 10가지 체크 포인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 당장 노후준비를 시작하라'고 강조했다.

노후준비를 위한 가장 첫 단계는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은퇴 전 수준으로 살기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은퇴 직전 소득 대비 은퇴 후 소득 비율)이 60~70%는 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국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56%에 불과한 만큼 은퇴 후에도 적정 수준의 소득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 노동부는 회사에 퇴직연금제 도입을 적극 제안하고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그에 대해 공부하고 적극 활용하라고 권했다.

2005년 12월 도입된 국내 퇴직연금제도는 회사 사정에 따라 떼일 염려가 있는 퇴직금과는 달리 외부에 위탁해 운용하므로 안전하다. 세제혜택도 다양하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맞춤식 설계가 가능하므로 상품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노후자금에는 절대로 손대지 말 것도 강조하고 있다. 노후자금 적립의 가장 큰 적은 '중간정산'과 '이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에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근로자 중 79.3%가 퇴직금을 자녀교육비 및 생활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대비용으로 저축하거나 투자했다는 근로자는 6.7%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개인퇴직계좌(IRA)를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국내도 퇴직연금뿐 아니라 IRA제도를 도입했다. 이직하거나 퇴직금을 중간정산했을 때 IRA에 넣어두면 노후자금 보존이 되고 퇴직소득세를 당장 내지 않는 과세이연효과가 있어 차후에 더 높은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박상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은퇴 준비는 시작이 빠를수록 자산의 운용기간이 길어져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은퇴생활이 예상외로 길어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여러 가지 재무목표 중 노후자금 마련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