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각국의 증시가 거품처럼 주저앉았다. 세계경제가 휘청하는 모습을 본 각국 정상들이 경제회복을 위한 국제공조를 약속하면서 기업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대공황 상태를 모면했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가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국가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민간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각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34개국 120여명의 경영자들이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무역 · 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의제,12개 소주제로 진행된다.

◆'금융규제 개혁'이 핵심

이번 비즈니스 서밋의 핵심은 금융분야로 꼽힌다. '금융과 실물경제(의장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 대표)''출구전략(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인프라 · R&D 투자(마쿠스 발렌베리 SEB 대표)' 등은 금융위기 이후 민간차원의 공조가 전무했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각 소그룹의 컨비너(의장)들은 각 주제별 토론을 거쳐 지나친 금융규제안 개혁과 해외 자원개발 투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등에 대한 의견을 낼 예정이다. 특히 인프라 개발 분야에선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구전략과 관련해선,각국이 실시한 대규모 재정확대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다.

◆세계 무역 활성화

무역 분야에서는 국가 간 무역 장벽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무역확대 방안(빅터 펑 리앤드펑 그룹)''외국인 직접투자 촉진(페터 브라벡 레트마테 네슬레 회장)''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스티븐 그린 HSBC 그룹 회장)' 등 3가지 소주제별로 토론이 진행된다.

가장 눈에 띄는 주제는 중소기업 지원이다. 중소기업들은 환경규제,글로벌 이슈 등 다양한 제약에 선제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용유발과 실질적인 민간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한 중소기업들의 역할이 큰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의 잠재력을 발휘시킬 수 있는 제안들을 할 예정이다.

세계무역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서 기업인들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난상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를 주제로 한 소그룹에선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각국의 조치들에 대한 기업인들의 논의가 이뤄진다.

◆'녹색 장벽' 없앤다

'그린'은 우리 기업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에너지 효율(락슈미 미탈 미탈 회장 · 장 파스칼 트리쿠아 슈나이더 일렉트릭 회장)''신재생 및 저탄소 에너지(최태원 SK그룹 회장)''녹색일자리 창출(디틀레프 엥겔 베스타스 회장)' 등 3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기업인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과 이를 뒷받침해줄 정부의 역할 등을 짚어볼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이 의장을 맡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사업분야의 글로벌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녹색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각국의 모범사례를 공유해 기업들의 고용을 늘리는 방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기업의 사회공헌도 논의

이번 서밋에서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가 간의 발전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주요 주제로 다룬다. '혁신과 생산성(조지프 선더스 비자 회장)''청년실업(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인포시스 회장)''개도국 의료확대(하세가와 야스치카 다케다제약 회장 · 신시아캐롤 앵글로 아메리카 회장)'등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진다. 기업인들은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토의하기로 했다. 최근 청년층에서 두드러지는 실업문제와 관련해서도 청년실업을 일으키는 구조적 요인을 제거하는 기업차원의 해결방안이 마련된다.

기업인들은 토론을 마친 뒤 기업과 정부가 함께 개선해야 할 방안을 집약해 권고보고서를 만들어 이를 주요국 정상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