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행사 가운데 하나인 비즈니스 서밋은 우리 기업들로서도 흔치 않은 기회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120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전 세계 재계를 대표하는 거물급 인사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현대 · 기아차,LG,SK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총수들이 총출동할 계획이다. 해외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만 76건이 예정돼 있다.

재계의 별 총출동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국내 거물급 재계 인사는 총 15명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석 일정을 조정,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키로 최종 결정했다. 또 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 회장,구본무 LG 회장,최태원 SK 회장,정준양 포스코 회장,신동빈 롯데 부회장,허동수 GS칼텍스 회장,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이석채 KT 회장,조양호 한진 회장,박용현 두산 회장,김승연 한화 회장,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등이 참가한다. 이들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새로운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주요 CEO들에게 소비전력을 대폭 낮춘 30나노급 D램 등 '그린 메모리' 생산 과정과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다. 무역투자 분과위에 참가하는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은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향후 무역 및 교류 · 협력 증대 방안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 CEO들과 교류를 넓히고 LG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청년실업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 유통 ·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청년 고용 창출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선두 기업이라는 점을 해외 경제인들에게 알리면서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개도국 인프라 확충을 위한 효과적인 자금지원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세계 경제의 동반성장을 위한 물류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할 방침이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개발도상국의 발전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금융 분과 회의에서 인프라와 천연자원 투자 촉진 및 자금조성 방안에 대해 견해를 내놓기로 했다.

회장님들은 '열공 중'

역대 최고의 글로벌 행사인 만큼 전 세계 정 · 재계의 최고 VIP들 사이에서 손색 없는 토론을 펼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철저하다. 한국 기업인 가운데 유일한 컨비너(회의주재자)인 최태원 SK 회장은 '녹색 성장' 부문의 소주제인 신재생에너지 분과를 이끌 예정이다. 워킹그룹 참가 기업들과 콘퍼런스 콜,비디오 콘퍼러스 등을 수차례 가지며 기업 간 의견 조율 역할을 하며 사전 보고서 등을 하나하나 챙기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정상 및 기업 CEO들과 다양한 면담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최대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년간 에너지 회수 설비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에너지 효율 향상에 앞장서 온 포스코의 사례 등을 유력 해외 CEO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화공학박사 출신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학구파'다운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녹색 성장의 에너지효율 소주제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허 회장은 민 · 관이 함께하는 '녹색성장 산업협의체'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석채 KT 회장은 경제경영연구소 소장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조언을 듣는 등 기업 사회적 책임 분과 회의에서 발언할 내용 등을 치밀하게 준비 중이다. 특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청년실업,의료 접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제시할 예정이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내부 리서치센터의 의견을 수시로 참고하며 출구전략과 세계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위해 철저히 준비 중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